르노삼성 QM6, 이번에도 홈런을 치려나?
2016-12-07 08:30:00 글 이지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에 요즘 경사가 났다. 한 포털 사이트 자동차 일간 검색어 10위 안에 르노삼성차가 2대나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출시된 SM6과 9월에 내놓은 QM6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물론이고 쌍용차에도 밀려 꼴찌를 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SM6 출시 당시 르노삼성차 기흥연구소를 찾아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한 상품기획 담당자 및 총괄 디자이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7년 동안 그들의 고충이 얼마나 컸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또 항간에 SM6은 르노 탈리스만을 그대로 가져온 것 아니냐는 얘기가 무성했지만 르노삼성이 신차 개발에 관한 정보를 잘 흘리지 않는 탓에 생긴 오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SUV의 인기가 시들 줄 모르는 이 시기에 SM6의 차기작을 QM6으로 정한 그들의 선택은 탁월했다. 출시 첫달 2,500대 이상 판매했고, 9월말 기준으로 예약된 차만 1만대를 넘겼다. QM6이 이런 페이스로 가면 르노삼성의 올해 판매 목표인 전체 판매량 10만대 이상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QM6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인기가 좋은지 궁금했다. 때마침 시승회가 열렸다. 처음 대면한 QM6은 멀리서 봐도 요즘의 르노삼성차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SM6과 닮은 구석이 많다. 물론 QM6의 형제차 르노 콜레오스가 SM6의 형제차 탈리스만을 닮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SM6 때와 마찬가지로 QM6을 삐딱한 시선으로, 르노와 르노삼성에서 담당한 부분이 각각 몇 %인지 따질 필요가 있을까? 그들은 분명 한식구이기 때문이다.
프론트 그릴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SM6과 닮았다. RE 트림부터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멋스러운 19인치 투톤 경합금 휠. RE 시그니처에는 기본으로 달린다
프론트 그릴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보닛의 굴곡진 라인, 가로로 길게 두른 테일램프 등에서 영락없이 SM6의 모습이 보인다. 누가 봐도 형제 혹은 자매 같은 느낌이다. SM6과 일맥상통한 디자인 흐름은 실내에도 이어진다.
SM6과 흐름을 같이하는 QM6의 실내. 8.7인치 터치스크린이 이 차의 백미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센터페시아 위쪽을 가득 채운 8.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이것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비롯해 3D 티맵 내비게이션, 핸즈프리 전화 등을 쓸 수 있다. 주차 보조시스템,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도 설정 가능하다. 터치감은 요즘 나오는 최신형 스마트폰 못지않게 빠릿빠릿하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까지 충전이 가능한 USB 단자를 곳곳에 배치한 것도 마음에 든다. 콘솔박스에 두군데, 그리고 2열에 두곳을 마련해 여러명이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시트 포지션이 높지 않아 장거리 주행 시에도 피로하지 않다
파워트레인은 유로6의 배기규정을 충족시키는 2.0L 직분사 터보 디젤과 자트코사의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CVT)가 짝을 이뤘다. 이를 바탕으로 177마력의 최고출력과 38.7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0→100km/h 가속에는 9.4초가 걸린다.
실제 주행을 해보면 제원상 수치만큼이나 무난한 차임을 알 수 있다. 디젤 엔진 특유의 토크발이 뚜렷하지 않아 가솔린차를 모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지속적으로 차를 이끌어나가는 것도 마음에 드는 부분.
177마력의 무난한 성능을 내는 2.0L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
무단변속기를 사용하지만 토크컨버터 방식 자동변속기와 흡사할 정도로 이질감이 없고 수동 모드도 마련했다. 아무리 잘 만든 디젤 엔진이라도 가솔린 엔진의 회전질감을 따라잡을 수 없는데 QM6은 무단변속기를 맞물림으로써 소프트한 주행감각까지 챙겼다.
큰 몸집에 비해 연비도 제법 좋다. 고속도로와 산길 등 다양한 구간을 열심히 달린 후 트립 컴퓨터를 살펴보니 11.2km/L 정도 나왔다. 에코 모드를 켜지 않았을 때 수치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노멀과 에코 모드만 있다는 것. 하지만 SUV의 가장 큰 임무는 실용성이지 드라이빙의 재미는 아니기에 문제될 것은 없다.
눈에 띄는 장점 중 하나는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의 값차이가 170만원 정도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공유했다. 노면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전환되는 오토 모드를 비롯해 앞바퀴를 굴리는 2WD와 네바퀴를 굴리는 4WD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구동력 배분은 계기판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QM6은 합리적인 가격과 무난한 주행성능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스티어링 조작 패턴과 기능 조작 빈도를 분석해서 운전자의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경보음을 울리는 운전 피로도 경보 시스템과 발동작으로 트렁크를 여는 매직 테일게이트 등의 신선한 옵션도 이 차의 매력 포인트. 올해 들어 기분 좋은 바람이 불고 있는 르노삼성차에 당분간 좋은 일들만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