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유러피언 세단, 르노삼성 SM6
2017-06-23 17:00:39 글 이지수 기자
‘순수 국산차보다 한국인의 마음을 헤아려 더 잘 만들겠다’는 각오로 탄생시킨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초반 출시된 이후 올 3월까지 7만여대가 판매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탑기어〉는 SM6 출시 때 르노삼성 기흥연구소를 방문해 자세한 개발 스토리를 듣고, 시승도 했다. 당시 기자는 르노와 르노삼성차에 공동으로 사용되는 1.6L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린 모델을 탔다. 190마력의 최고출력이 시원시원하게 느껴지는 차였다.
그런데 사실 SM6에는 국내 소비자만을 위한 엔진이 따로 있다. 2.0 GDe 모델에 사용되는 2.0L 직분사 엔진이 그것. 르노그룹에서 개발한 지 2년도 안된 따끈따끈한 엔진으로, 중형차의 인기가 높은 국내 시장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2.0L LPG 엔진도 르노삼성에만 있다. 그만큼 SM6는 우리나라 실정에 잘 맞는 차라고 하겠다.
2.0L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한 2.0 GDe는 1.6 TCe와는 다른 매력을 풍긴다. 1.6이 경쾌한 몸놀림을 보이는 말괄량이 같다면 2.0 GDe는 한층 여유 있고 차분한 모습을 보인다. 최고출력 150마력/5,800rpm, 최대토크 20.6kg·m/4,400rpm의 제원은 1,420kg의 차체를 끌기에 충분하다.
2.0 GDe는 부드럽고 조용한 주행감각이 일품이다. 브레이크나 서스펜션도 국내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해 무르게 세팅했다지만, 유럽적인 색채가 아주 없지는 않다. 코너에서 활기찬 몸놀림을 보이는데, 웬만큼 굽이치는 코너가 아니고는 자세가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국산 중형세단을 타던 사람이라면 서스펜션이 더 단단하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실내에서 느껴지는 감성품질도 수준급이다. 시승차에는 RE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는 누빔처리된 나파가죽시트가 달렸는데, 이 소재가 대시보드 부분에도 적용돼 중형차에서 보기 힘든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8.7인치 풀 터치 인테페이스는 스마트폰처럼 조작해 각종 정보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고, 멀티미디어 기기로 활용하기도 어렵지 않다. 최신 3D T맵 내비게이션 및 스마트폰 테더링을 통한 실시간 경로탐색이 가능한 S-링크 시스템도 눈에 띈다. 아이폰과 연동돼 음성인식을 지원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밖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마사지 시트, 센터콘솔 냉장기능, 쿠션의 길이를 조정할 수 있는 운전자 매뉴얼 쿠션 익스텐션 등 차급을 뛰어넘는 다양한 장비가 준비된다.
결론적으로 SM6 2.0 GDe는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유러피언 세단이라고 할 수 있다. 여유로운 2.0L 엔진도 그렇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고려한 고품질의 실내가 특히 인상적이다. 출시 1년이 지난 SM6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