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뜨거운 눈길이 느껴졌다. 유리창에 틴팅이 되어 있지 않아 횡단보도에서 신호대기를 할 때 사람들과 계속 눈이 마주쳤다.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쳐다봤다(정확히는 기자가 탄 차를 보고 있었다). 점심시간, 여의도 한복판에서 기자의 얼굴은 빨개져갔다.
코나는 현대차가 처음으로 내놓은 소형 SUV로, 호감을 주는 외모만으로도 주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기사를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한 포털 사이트 자동차 검색순위 맨 윗자리에 코나가 올라와 있다.
시승은 2인 1조로 여의도 IFC몰을 출발해 파주를 다녀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차에 오르기 전 외관을 둘러보니 착 가라앉은 안정된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코나의 높이는 1,550mm, 너비는 1,800mm다. 쉐보레 트랙스가 높이 1,650~1,680mm에 너비 1,755mm이니 코나가 경쟁모델에 비해 낮고 넓은 차체를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키가 작은 기자도 타고 내리기 무척 편했다. 낮은 차체로 인한 장점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트렁트 입구도 695mm로 낮아서 힘들이지 않고 물건을 싣거나 내릴 수 있다.
▲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쉽게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외관을 조금 더 살펴보자. 최근 현대차에 많이 적용되고 있는 캐스케이딩 그릴이 눈에 띈다. 길쭉한 헤드램프에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이 분리되어 있고, 제각기 모양이 달라서 화려한 분위기를 발산한다. 프론트 그릴 위에 가늘고 길게 뚫어놓은 에어덕트도 멋스럽다.
▲ 젊은층의 관심을 끌만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달려 있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차분한 디스플레이가 돋보인다. 탐날 정도로 멋진 것은 아니지만 쉽게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탈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차 소형 RV 총괄 프로젝트 매니저인 정찬복 이사는 코나에 대해 “현대차가 소형 SUV 시장에 늦게 진입한 만큼 정성을 기울여 만든 회심작”이라고 소개했다. 직접 운전을 하면서 차급을 훌쩍 뛰어넘는 다양한 안전·편의장비들을 접하고 보니 회심작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시승차는 최상급 프리미엄 모델로, 스마트 센서3(110만원)와 인포테인먼트 패키지(110만원), 플래티넘 패키지1(155만원)이 적용되었고 값은 2,000만원대 후반이다. 풍부한 옵션이 포함된 가격이 이 정도면 꽤 합리적인 수준이다.
코나의 주요 고객이 될 젊은층을 위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하는데,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과의 제휴를 통해 전용 미러링크 앱도 사용할 수 있다.
4.2인치 LCD 계기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투톤 컬러의 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18인치 경합금 휠이 기본으로 달린다.
엔진은 1.6L 터보와 1.6L 디젤이 올라간다. 시승차는 177마력/5,500rpm의 최고출력과 27.0kg·m/1,500~4,500rpm의 최대토크를 내는 가솔린 모델로, 7단 듀얼클러치를 물리고 구동계는 네바퀴굴림이다. 이 엔진은 쏘나타, 벨로스터, i30 등에도 사용된다.
시승차는 가솔린 모델이라 디젤에 비해 상대적으로 토크가 부족하지만 1,500rpm의 낮은 회전대부터 최대치를 끌어낸다. 때문에 초반 가속과 저속주행 시 경쾌함이 전해지고, 터보 래그도 전혀 느낄 수 없다.
고속구간에서는 더욱더 안정된 몸놀림을 보인다. 1,460kg의 가벼운 체구는 차체가 낮아서 그런지 들뜨는 느낌이 없다. 고속에선 스티어링 휠이 조금 묵직해지지만 코너링 때는 그런 감각이 덜하다. 그래도 스티어링 휠이 헐겁고 가볍다거나 하체가 엉성해 불안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복합 공인연비는 11.0km/L(디젤 모델은 16.2~16.8km/L)로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트립 컴퓨터를 리셋하고 테스트해보니 실질연비는 12km/L대를 기록했다.
전방충돌 방지 보조, 차로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경고 시스템도 빠짐없이 챙겨넣었다. 전방충돌 방지 시스템은 카메라와 레이더로 앞쪽을 감시해 자동차 및 사람과의 충돌이 예상되면 경고음을 울린다. 차로를 벗어나면 경고음을 내거나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는 차로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과 양쪽 미러에 달린 후측방 충돌경고 시스템도 정확도가 매우 높다.
코나는 경쟁자들보다 늦게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브랜드에 힘입어 판매가 순조로울 것이다. 부디 현대차의 바람대로 ‘회심작’이 되길 바란다.
현대 코나 1.6T
가격: 2,810만원
엔진: I4 1591cc 터보, 177마력, 27kg·m
변속기: 7단 DCT, 4WD
성능: 0→100km/h 7.6초, -km/h
연비: 11km/L, 151g/km
무게: 1,46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