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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용 럭셔리 패밀리카, 볼보 크로스컨트리
2017-05-17 18:16:01
글
김준혁 기자
독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자동차를 선택하는가. 짜릿한 운전 재미? 출퇴근 또는 장보기용? 장거리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여행용 자동차? 이 세가지는 자동차 선택 기준의 일부일 뿐, 다른 것도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매년 갖가지 자동차가 출시되고, 팔릴 것 같지 않은 차도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 나열한 선택 기준 가운데 세번째에 해당하는 (좀 비싸도 괜찮고 럭셔리한) 여행용 자동차를 찾고 있다면 볼보의 신형 크로스 컨트리(해외에서는 V90 크로스 컨트리)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여행에 초점을 맞춰 선택한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더욱 더.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장시간 차에 타고 있어도 탑승객 모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좌석 공간은 동급 평균이지만 뒷좌석은 엄청나게 넓다. 키 큰 왜건이어서 머리공간이 부족할 이유가 전혀 없고, 무릎공간은 윗급인 F세그먼트와 비견될 만하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네바퀴굴림 구동계로 인해 2열 바닥 가운데가 볼록 솟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탑승객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다. 시트는 안락하고, 내장재의 부드러운 감촉은 독일산 럭셔리카들과 확연히 다르다. 실내 곳곳에 수납공간이 있고, 트렁크 용량도 560L로 넉넉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SUV처럼 높지 않아 타고 내릴 때 불편함도 적다.
운전자는 운전이 쉽고 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볼보차는 이전에도 운전이 편했지만 크로스 컨트리는 그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 운전자세나 주변의 각종 장비도 매우 익숙하게 느껴진다(최근 S90와 XC90의 실내를 여러번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운전이 편한 가장 큰 이유는 크로스 컨트리의 반자율주행기능 덕분이다. 일부 메이커들이 반자율주행 활성화 버튼을 스티어링 휠 뒤에 숨겨놓은 것과 달리, 크로스 컨트리는 버튼을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 자신 있게 꺼내놨다.
운전이 하기 싫으면 스포크에 있는 ‘◀’(파일럿 어시스트 활성화) 버튼과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차례로 누른다. 그러면 속도계 아래쪽에 녹색 스티어링 휠 아이콘이 나타나며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후 운전자는 버튼을 눌러 주행속도와 앞차와의 간격만 조절하면 된다. 스티어링 휠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고 싶다면 ‘◀’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만 사용할 수 있다.
정말 간단하지 않나? 사용법도 간단하지만 시스템 자체도 정말 믿음직스럽다. 텅 빈 고속도로를 크로스 컨트리 스스로 130km/h의 빠른 속도로 달리는 모습은 너무나 완벽해 섬뜩하기까지 했다. 이틀간 350km를 넘게 달렸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절반 가까운 거리를 크로스 컨트리가 알아서 운전해줬기 때문이다.
직접 스티어링 휠을 잡아도 피로가 크지 않다. 모든 것이 승차감 위주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은 나긋나긋하고, 파워트레인의 반응은 여유롭다.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에 맞춰 세팅을 했는지 세단인 S90보다 부드럽게 느껴진다. 결정적으로 이게 편안한 승차감에 커다란 기여를 한다.
뒷좌석도 한결같이 안락하다. 이쯤에서 독자들은 달리는 재미가 별로일 것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쉽게도 사실이다. 앞에서 크로스 컨트리가 완벽하지 않다고 적은 이유 중 하나가 운전 재미가 약해서다. 하지만 안락함과 다양한 첨단기술에 푹 빠져 굳이 운전 재미를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고 크로스 컨트리가 쉽게 지치거나 고속도로에서 무시를 당할 만한 약체인 것은 절대 아니다. D5 AWD 버전인 시승차는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9.0kg·m의 2.0L 트윈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실제로 달려보면 2톤에 육박하는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힘이 넘친다. 특히 저회전대에 토크가 몰려 있어 응축된 힘을 재빨리 뽑아 쓸 수 있다.
엔진은 강하지만 8단 자동변속기가 한단계 걸러 부드럽게 정제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과격한 움직임을 원할 때는 즉각적으로 반응해 답답함이 없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움직임이 한층 과격해진다(스티어링 휠도 묵직해진다). 반대로 에코 모드에서는 엔진과 변속기 반응이 눈에 띄게 약해진다.
크로스 컨트리는 볼보의 다른 90시리즈처럼 미래지향적이면서 심플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갖추었다. 새로운 프론트 그릴과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이 들어간 LED 헤드램프가 빚어낸 앞모습은 사진보다 훨씬 멋지다. 길이 5m, 너비 1.9m에 이르는 늘씬한 스타일은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비율이다. 게다가 보기 드문 왜건 디자인이다. 이 때문에 세단과 SUV 일색인 도로에서 크로스 컨트리가 더욱 빛난다.
뒷모습은 XC90를 눌러놓은 것 같다. 비율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다. 트렁크 게이트에 XC90에서 볼 수 없는 굵은 캐릭터 라인과 가로형 테일램프가 더해져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사실 여기까지는 V90와 똑같다.
크로스 컨트리는 한층 터프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다. 앞뒤 범퍼와 로커 패널을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처리하고, 알루미늄 소재의 스키드 플레이트가 달려 있어서 그런지 얌전해 보이는 V90와 달리 한성격 할 것 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여기에 V90보다 약 60mm 높은 210mm의 넉넉한 지상고가 도로에서의 존재감을 높여준다.
크로스 컨트리를 보고 장거리 가족여행에 딱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또한 미리 장거리를 달려볼 수도 없어 이 차가 얼마나 편한지 알기도 어려울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겉모습과 인테리어를 기준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시간 차를 직접 몰아본 기자가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크로스 컨트리는 가족을 태우고 여행을 다니기에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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