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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만났다, 푸조 3008 SUV
2017-06-02 14:53:40
글
김종우 기자
푸조 3008는 개인적으로 가장 타보고 싶었던 모델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획기적으로 바뀐 외관과 MPV에서 SUV로의 변신, 한층 쓰기 편리해진 2세대 i콕핏 등 해외 언론매체에서 쏟아낸 극찬을 보면서, 스티어링 휠을 잡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구쳐 올랐다. 이놈의 직업병이란.
첫만남은 지난 3월 30일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때 이뤄졌다. 크게 볼 것 없는 모터쇼지만 푸조 부스만큼은 취재진들로 북적거렸다. 최근 몇 년간 푸조 부스가 이렇게 붐빈 적이 있었던가? 일반공개 때 다시 찾아간 부스에는 많은 관람객이 모여 어여쁜 모델을 뒷전에 두고 아름다운 차체 감상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모터쇼에서 눈도장을 찍고 1주일 후 드디어 3008의 키를 쥐게 됐다. 도로에서 만나니 전시장에서 본 것보다 차체가 더 우람해 보인다. 특히 강렬하게 바뀐 앞모습은 볼수록 매력적이다. 인스타그램에 시승 인증사진을 올렸더니 한시간이 안돼 시승소감을 묻는 친구들의 ‘깨톡’ 소리가 쉴새없이 들려온다. 언론매체뿐 아니라 일반인의 관심까지 확실히 끌어모은 것 같다.
1세대 3008는 2008년 첫선을 보였다. C세그먼트급 크로스오버카로, MPV쪽에 편향된 모습이었다. 시승차인 2세대는 지난해 가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이전 세대와 같은 C세그먼트급 크로스오버지만 이번엔 SUV쪽으로 (상당히)치우친 모습이다. 급성장한 SUV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개발 콘셉트를 그쪽으로 잡고, 명칭에도 SUV를 포함시켰다.
MPV에서 SUV로 바뀐 만큼 내외관의 변화도 극적이다. 외관부터 보자. 지난달에 시승한 2008 SUV와 같이 메시 타입 프론트 그릴 안으로 ‘벨포르의 사자’가 들어갔다. 주변을 번쩍이는 크롬으로 마감하고, 양쪽 헤드라이트를 가르는 2개의 캐릭터 라인이 볼륨감을 강조한다.
시승차는 한껏 멋을 부린 GT라인. 안개등 일체식 범퍼와 사이드 로커패널, 뒷범퍼 등에 크롬 장식을 대고 오프로드 SUV마냥 휠하우스와 차체 곳곳에 검은색 패널을 추가했다. 정통 SUV보다 차체가 조금 낮을 뿐, 딱 봐도 SUV태가 난다.
디자인도 아주 훌륭하다. B, C필러를 검은색으로 마감해 지붕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플로팅 루프 디자인을 채택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리어램프 주변을 검게 칠하고, 그 위에 벨포르의 사자와 사자의 발톱에서 영감을 얻은 3줄의 리어램프를 넣은 센스는 칭찬하고 싶다. 플로팅 루프와 어우러져 콘셉트카 같은 미래적인 분위기마저 풍긴다.
시승차는 흰색이어서 외관의 디테일이, 특히 보디라인으로 인한 볼륨감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이 차를 구입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유채색(메탈릭 쿠퍼나 마그네틱 블루를 강추한다)에 GT라인을 선택하길 바란다.
실내 변화도 매우 긍정적이다. 1세대 푸조 3008는 개인적으로 워스트 모델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안좋은 기억이 많다. 고래상어 같은 둔한 모습에 실내는 복닥거리고,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을 잇는 부분은 왜 그리 두껍고 높은지, 버튼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할말을 잊게 만들었다.
프랑스인들이 자동차를 통해 보여준 예술은 정말로 난해했다. 그나마 장점은 클램셸 테일게이트 정도? 좋지 않은 기억 투성이인 3008가 전신 성형수술을 하고 눈앞에 나타났으니 감탄을 할 수밖에!
실내에서의 메인 콘셉트는 2세대 i콕핏이다. 신세대 푸조가 공유하는 장비로, 스티어링 휠 위쪽에 12.3인치 풀 LED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배치했다. 대시보드 위로 튀어나온 메인 디스플레이는 8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그래픽이 개선되었고, 작동이 매우 빠르다.
센터페시아에는 피아노 건반처럼 각종 공조버튼이 도열해 있다. 터치스크린에 넣은 것보다 직관성이 뛰어나 사용하기 편리하고, 재질도 만족스럽다. 단점이라면 지문이 쉽게 묻어난다는 것 정도.
2열 공간은 딱히 부족함이 없다. 폭스바겐 티구안 1세대보다 휠베이스가 커서 거주성이 좋고,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한 편이다. 적재공간 활용에 편리한 클램셸 테일게이트가 없어져 아쉽지만 전동식에 핸즈프리 기능까지 추가된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기본 적재량은 591L, 뒷자리를 잡으면 최대 1,670L까지 늘어난다.
엔진은 1.2L, 1.6L 가솔린과 1.6L, 2.0L 디젤등 4가지. 국내에는 1.6 디젤이 먼저 선보이고, 2.0 디젤이 나중에 추가될 예정이다. 해외 시장에선 I3 1.2L 모델에 대한 평이 굉장히 좋다. 국내에서도 가솔린 모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판매를 검토했으면 한다.
차체가 우람하지만 공차중량이 1.6톤 정도여서 1.6L 엔진으로도 부족함 없다. 초기 거동이 살짝 굼뜨긴 하나 최대토크가 낮은 회전수(1,750rpm)에서 발휘되어 힘차게 차를 끌고 나간다. 온로드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오프로드, 특히 오르막에서 출발하거나 낮은 장애물을 넘을 때 조금 불편할 것 같다.
속도가 붙으면 주춤거림 없이 꾸준히 힘을 쏟아낸다. 배기량의 한계로 130km/h 이상이 되면 밀어붙이는 힘이 약해지지만 패밀리카로서 이 정도의 실력은 분에 넘친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모드가 있지만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진 않는다. rpm 상승과 스로틀 반응이 조금 민감해지는 수준이다. 다행히 308처럼 귓가에 앵앵대는 사운드 제너레이터 기능은 빠졌다. 서스펜션 세팅은 철저하게 편안함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고 고속이나 급차선 변경 때 심하게 꿀렁대진 않는다.
새 3008는 최신 모델답게 다양한 안전 및 편의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특히 차로이탈 경고 및 유지기능, 전방추돌방지 시스템 등 능동형 안전장비가 기본장착된 점이 눈에 띈다. 주행상황에 맞게 앞바퀴의 구동력과 스티어링 휠의 감도를 조절하는 5가지 모드의 그립컨트롤과 오프로드 주행에 유용한 내리막 주행보조 시스템도 국내 판매 중인 전트림에 기본 장착됐다.
디젤 게이트가 터지기 전 폭스바겐 티구안은 꽤 오랫동안 인기를 구가하며 수입차 판매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뢰성 있는 메이커, 안정적인 달리기와 뛰어난 연비, 전천후 쓰임새, 패밀리카에 적합한 공간구성, 합리적인 가격 등 젊은층의 입맛에 딱 맞는 차였기 때문이다. 3008는 티구안의 이런 장점 위에 뛰어난 디자인과 첨단기술이 더해진 차다.
경쟁모델은 현재 자리를 비운 상태이고, 언제 다시 판매될지 알 수 없다. 시기를 잘 만났다. 2008로 불러일으킨 2015년 ‘푸조 돌풍’을 가뿐하게 넘어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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