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6 vs 현대 그랜저 서스펜션 대결
2016-04-28 09:15:30 글 박영웅 편집장
르노삼성 SM6 출시와 맞물려 서스펜션에 대한 논란이 한바탕 일었다. SM6의 리어 서스펜션이 소형차에 주로 쓰이는 토션빔이라는 비판에 르노삼성은 ‘유럽에서 팔리는 탈리스만과 달리 토션빔과 멀티링크의 장점을 모은 AM(Adaptive Motion) 링크’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구조적으로 토션빔과 다를 것이 없다’며 반론이 이어진 것이다.
과연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 살펴보자. 구조가 단순한 토션빔보다는 멀티링크가 서스펜션의 상하운동 때 바퀴의 얼라인먼트 조절능력이 뛰어나다. 어떤 상황에서도 바퀴가 노면에 수직으로 서 있기 때문에 균일한 접지력을 유지하고, 핸들링이나 승차감도 좋다. 구조가 그렇다는 이야기일 뿐, 토션빔으로도 멀티링크 못지않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 멀티링크는 고속 코너링 때 양쪽 바퀴의 트레드가 좁아져 타이어가 끌리는 단점이 있다(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테그럴 링크가 등장했다).
〈탑기어〉 편집부는 SM6에 사용된 AM링크의 능력을 핸들링에 초첨을 맞춰 검증했다. 비교대상으로 앞 스트럿, 뒤에 멀티링크를 채택한 현대 그랜저를 준비했다. 평가방법은 80km/h의 속도로 두차례 급차로변경을 해 차체의 안정성과 조향능력을 살피는 것. 엘크 테스트와 비슷한 방식이다. 서스펜션이 최적화되지 않았을 경우, 두번째 차로변경 때 차 앞머리가 극심한 언더스티어를 일으키며 방향을 바꾸지 못하거나 꽁무니가 앞쪽으로 돌아나오는 오버스티어를 보이며 심한 경우 스핀해버린다.
테스트 결과 SM6가 그랜저보다 더 안정적이고,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차 앞머리와 꽁무니가 잘 따라왔다. 첫번째 차로변경 때는 차이가 없지만 두번째 차로변경 때 SM6는 탈출지점의 러버콘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빠져나왔다.
그랜저는 아슬아슬했다. SM6와 비교해 1m가량 앞으로 밀려가면서 간신히 방향을 틀었다. 첫번째 방향전환에서 뒤쪽이 노면에 밀착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고, 이내 주행안정장치가 개입했지만 두번째 스티어링 휠 조작을 충실히 받아내지 못하며 언더스티어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로 SM6(1.6 Tce)와 그랜저(HG240)는 노멀 모드에서 주행안정장치를 켜고 테스트했음을 밝힌다.
그랜저를 위한 변명을 찾는다면 타이어가 SM6보다 작은 225/55 R17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공식 시승차가 아니어서 컨디션이 나쁠 수도 있다. 그렇긴 해도 이번 테스트에서 그랜저가 보여준 모습은 운전자가 마음먹은 코스를 그리며 쏙~ 빠져나온 SM6와 비교해 분명히 뒤졌다. 그 고급지다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참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