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스플레이 트렌드
2017-02-01 11:15:24 글 Elias Lim
자동차 유행 아이템은 계속 변한다. 한때 LED 주간등 광풍이 불었고 터보 열풍도 대단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는 아이템은 디스플레이다. 자동차의 모바일화 경향에 맞춰 디스플레이가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모바일화의 핵심은 터치와 대형화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도 자동차에 디스플레이가 존재했지만 요즘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능이 많아지고 구성도 복잡해졌다. 자동차의 거의 모든 기능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작동이 이뤄진다. 따라서 다양한 기능을 어떻게 하면 보기 쉽고 쓰기 편하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자동차회사들은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라는 한정된 공간에 어떻게 디스플레이를 배치할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 기능성은 물론이고 디자인과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디스플레이 배치는 뻔하다. 가로 아니면 세로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는 자연스레 가로파와 세로파로 나눠졌다. 경쟁업체들이 디스플레이 방향에서 대동단결하는 모습이 보이고, 한 회사 안에서 가로와 세로로 갈리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방향은 두가지뿐이지만 표현법은 제각각이다. 방향이 같다고 다 같은 게 아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브랜드 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해 브랜드의 특색을 최대한 집어넣는다. 디스플레이는 이제 기능 구현 도구를 넘어 브랜드의 특색으로 자리잡았다.
가로형은 과거부터 존재했다. 예전에는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리고 해상도가 떨어지는 단색 디스플레이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훨씬 커지고 해상도도 높아졌다. 또한 가로형은 상식에 맞아떨어지는 방향이다. 대부분의 자동차가 이 방식을 사용한다. 대시보드 디자인은 수평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가로방향 디스플레이는 보기에 자연스럽다. 화면 분할이 가능해 다른 정보를 같은 화면에서 볼 수 있다. 단점은 세로로 긴 정보는 표시하기가 쉽지 않다. 운전자가 터치하기 좋은 위치는 센터페시아인데, 사이즈를 키우면 이곳에 넣기가 쉽지 않다. 대시보드에 올리면 운전자와 멀어져 터치가 어렵고 시야를 가릴 수도 있다.
일반파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과거에는 4:3 비율 디스플레이를 센터페시아나 대시보드에 배치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가늘고 긴 형태로 바뀌었다. 세로로 길면 배치가 힘들기 때문에 가로를 늘일 수밖에 없다. 가로가 긴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대시보드로 올라간다. 사이즈도 커져서 12인치 이상도 쉽게 눈에 띈다.
짝퉁 아이패드파
디스플레이를 센터페시아에 배치하면 내려봐야 하기 때문에 시야를 뺏기고, 대시보드에 놓으면 보기 좋은 대신 거리가 멀어서 터치하기 힘들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가 만나는 지점에 세워서 배치하기도 한다. 마치 태블릿PC를 갖다놓은 것처럼 보인다. 태블릿PC의 대명사인 애플 아이패드를 붙여놓은 게 아닌가 착각하기 일쑤다. 현대자동차 신형 i30, 벤츠 A-클래스, BMW 1시리즈, 아우디 A4 등 주로 중소형 모델에 쓰인다.
진짜 태블릿PC파
‘태블릿PC처럼 기능을 넣을 바에 진짜 태블릿PC를 달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태블릿PC는 OS 업그레이드도 쉽고 기능도 자동차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많다. 태블릿PC를 자동차에 박으면 훨씬 이득인데, 기능 구현이나 기술 독자화 등 걸림돌이 많다. 자동차와 진짜 태블릿PC의 결합은 흔치 않다. 르노삼성 QM3은 태블릿PC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진짜 태블릿PC로 자동차의 기능을 조작한다.
연결파
센터 디스플레이를 계기판 디스플레이와 연결한 것이다. 커 보이게 하는 일종의 트릭이다. 꺼져 있을 때는 태블릿PC 두개를 연결해놓은 모양새다. 대시보드의 절반 이상을 디스플레이가 차지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독특하다. 콘셉트카 중에는 디스플레이를 많이 배치해 첨단 이미지를 강조하는 모델이 종종 나온다. 양산차에서는 S-클래스와 E-클래스 등 벤츠 중대형 모델 일부에 쓰인다.
신흥 세력이다. 아직까지 채택하는 브랜드가 많지 않다. 따라서 희소성이 있고 신기하다. 사용하는 방향이 태블릿PC와 같아서 익숙하다. 센터페시아에 딱 들어가기 때문에 크기를 센터페시아 면적만큼 키울 수 있다. 길게 표시해야 하는 정보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가로로 길게 표시해야 하는 정보(동영상 등)를 표시하기 불편하다. 수평을 강조하는 실내 디자인에서 조화롭지 못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일반파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나온 지 그리 오래지 않다. 현재 볼보와 르노 정도가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이런 방식이 많지 않아서 참신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듯한 첨단 이미지를 풍긴다. 특히 대중차 브랜드인 르노는 세로형 배치를 채택해 혁신 이미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형파
세로형 화면의 시초는 테슬라로 센터페시아 전체를 17인치 디스플레이로 감쌌다. 버튼은 사라졌다. 태블릿PC가 아니라 컴퓨터 모니터를 집어넣은 것처럼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기능에 아주 충실하다. 이것은 일반 태블릿PC와 기능이 비슷하다. 디스플레이 방향을 세로로 돌리는 발상은 자동차회사들이 다 했겠지만 제일 먼저 행동에 옮긴 회사는 테슬라다. 혁신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디스플레이로 보여줬다.
혼합파
흔치 않은 조합이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를 디스플레이로 도배해야 가능한 구성이다. 이러한 구성은 포르쉐 918 스파이더가 유일하게 갖췄다. 센터페시아에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대시보드에는 가로형을 집어넣었다.
디스플레이는 계기판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더많은 정보를 표현하고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계기판을 디스플레이로 만든다. 아날로그 계기판의 물리 바늘 대신 그래픽 바늘로 속도를 표시한다. 차의 상태 또는 취향에 맞게 계기판의 그래픽과 색상을 바꿀 수도 있다. 내비게이션을 계기판에 표시해 시야를 방해하지도 않는다. 전체 또는 일부만 쓰는 방식이 혼재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식이 난무하는 혼돈의 세계에 빠졌다.
풀 디스플레이
계기판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바꿨다. 클러스터 크기를 바꿀 수도 있고 그래픽과 색상도 변화를 주기 쉽다. 내비게이션으로 화면 전체를 채우기도 한다.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표현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아우디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풀 디스플레이 계기판이 확산되고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아날로그
디스플레이와 아날로그가 혼재하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비중이 높다. 속도계나 타코미터 정도만 아날로그로 하고 나머지는 디스플레이로 구성한다. 아날로그에 익숙하고 디스플레이가 낯선 사람들에게 적응단계를 제공한다. 풀 디스플레이에 비해 변화의 폭은 작지만 구성에 따라 다채로운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날로그+소형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대다수 자동차가 여전히 아날로그 계기판을 쓰고 있다. 예전과 다른 모습이라면 정보창으로 쓰이는 소형 디스플레이가 고해상도로 바뀌고, 기능도 많아졌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