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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그녀들을 위한 차
2017-04-10 18:55:06
글
이지수 기자
세상엔 참 여러가지 차가 있다. 해마다 수십종씩 쏟아져 나오는 신차 홍수 속에서 여자들은 어떤 차를 골라야 할지 몰라 아빠 혹은 애인, 남편의 조언에 따라 대충 골라잡는 경향이 있다.
차는 움직이는 집이고 쉼터이며 개성의 표현수단인 만큼 내 맘에 꼭 드는 것을 사야만 오래도록 만족하며 탈 수 있다. 〈탑기어〉의 여자 에디터 시각에서, 그녀들에게 잘 어울리는 차는 어떤 것인지 알아봤다.
알뜰녀를 위한 하이브리드카
지인 중 골드미스가 있다. 고학력에 높은 연봉, 전문직에 종사하는 그녀들은 결혼이나 육아보다는 자신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녀 역시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편이지만 세상에서 아까운 것이 ‘기름값’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기름값에 벌벌 떠는 그녀가 선택한 차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자동차.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3,610만~4,000만원)와 렉서스 CT 200h(4,000만~4,510만원)를 놓고 저울질한 끝에 CT 200h로 결정했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높은 연비에 있다. 1,798cc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E-CVT 변속기를 조합한 CT 200h는 공인복합연비 18.1km/L를 낸다.
연비를 생각한다면 디젤차도 나쁘지 않다고? 그녀 역시 디젤차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론은 No. 아무리 잘 만든 차라고 해도 스티어링 휠을 타고 올라오는 그렁그렁한 느낌이 싫단다. 게다가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차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토요타 프리우스의 연비는 L당 21.9km로 CT 200h를 훌쩍 뛰어넘는다. 현재 판매되는 내연기관 차 중 하이브리드 방식인 현대차 아이오닉(22.4km/L) 다음으로 좋은 연비다. 몇년을 타도 잔고장 없는 것도 장점이다.
터프한 그녀를 위한 머슬카
머슬카를 남자들만 타란 법은 없다. 기자 역시 포드 머스탱이나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로 유명한 쉐보레 카마로 SS 같은 머슬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웬만한 여자들은 몸집이 작아 운전석에 앉는 것조차 부담스럽겠지만, 머슬카의 재미에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다.
유럽 출신 고성능차들에 비해 거친 구석은 있지만 이 정도의 가격에 이만한 쾌감을 경험할 수 있는 차는 많지 않다. 카마로 SS는 5,098만원, 머스탱은 4,535만~6,535만원에 살 수 있다. 그런데 이 차, 무시무시한 유류비는 감안하고 타셔야 합니다.
운전이 서툰 그녀를 위한 준중형 세단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운전면허 취득절차가 강화됐다. 2011년 느닷없는 간소화 이후 5년여만이다. 면허취득이 쉬워도 너무 쉬워 도로의 무법자가 활개를 친다는 비난을 의식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렵게 면허를 따면 운전도 얌전하게 하게 되나?
사실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니다. 면허를 따더라도 운전연수를 해야 하고, 이후에도 꽤 많은 경험을 쌓아야 베테랑 운전자가 될 수 있다. 아직 운전에 자신이 없다면 새차를 사는 것은 무리다. 정 새차를 갖고 싶다면 국산차 판매 5위에 드는 현대차 아반떼 정도가 좋을 것 같다. 너무 흔해서 싫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이 팔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본형인 1.6 GDi 스타일에 6단 자동변속기를 추가하면 1,500만원대 중반에 살 수 있다. 운전석과 동승석 에어백과 운전석 무릎 에어백 등 7개의 에어백과 급제동 경보 시스템, 섀시통합제어 시스템 등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장비도 풍부하게 갖췄다.
스타일리시한 그녀를 위한 패션카
미니 쿠퍼나 폭스바겐 비틀, 피아트 500 같은 차가 스타일시하다는 평에 반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 여성들의 드림카로 꼽히는 모델이다. 요즘은 길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어 큰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10여년 전 기자가 노란색 비틀을 타고 다닐 때만 해도 뜨거운 눈길을 받았었다.
미니와 비틀, 500는 풀 모델 체인지를 거듭하면서도 오리지널 모델의 이미지를 지키고 있다. 특히 미니의 경우 터보차저를 단 ‘S’ 모델과 고성능 JCW 버전도 있기 때문에 예쁘고 스타일시한 매력뿐만 아니라 운전 재미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가격은 미니 쿠퍼 3도어 기본형이 2,900만원선에서 시작되며, 비틀은 3,400만원부터, 피아트 500의 경우 2,000만원대 초반부터 살 수 있다. 귀엽고 예쁜 이 차들을 드림카로 품어보는 것은 어떠신가?
레포츠를 즐기는 그녀를 위한 SUV
제트스키, 스쿠버다이빙, 수상스키, 스노보드, 골프 등 레포츠를 즐기는 여성이 많다. 그런데 웬만큼 큰 차가 아니면 여러 사람을 태우거나 많은 장비를 싣기 어렵다. 공간이 넉넉한 차로는 SUV만한 것이 없다. 대다수 메이커들이 SUV 제작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만큼, 웬만해선 실패할 염려가 없다.
디젤 게이트의 여파로 소형 SUV의 대표선수인 폭스바겐 티구안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단됐다. 그래도 이 차를 살 수 있는 3,000~4,000만원대의 값이면 선택할 수 있는 차가 무척 많다. 쌍용차의 티볼리는 1,600만원대부터 살 수 있는데, 지난해 짐공간을 늘인 티볼리 에어도 추가했다.
가만있어 보자··· 수입차 중 만만한 SUV가 있느냐고?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지프 레니게이드는 어떤가? 피아트 500X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사이지만, 두 차의 성격은 확연하게 다르다. 500X는 여성스러운 반면 레니게이드는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차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서인지 도전하고픈 여자들의 열망을 자극한다나 어쩐다나! 지형 선택을 하면 알아서 주행 설정을 해주는 셀렉 터레인(Selec-Terrain)은 오토, 스노, 샌드, 머드 모드를 갖춰 전천후 달리기가 가능하다. 가격은 장비에 따라 3,280만~4,190만원이다.
가족밖에 모르는 엄마를 위한 미니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를 타고 한 가족과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요즘 같은 때 보기 드문 자녀가 셋이나 되는 가족이었다. 이들은 평소 중형세단을 타는데, 5명이 타기에는 비좁아 불만이 많았단다. 하지만 그랜드 C4 피카소의 경우 2열과 3열에 ISOFIX 시트를 넣을 수 있을 만큼 넉넉했고, 이 때문에 편안하게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이 차는 차체가 길지 않아(4,600mm) 여성이 운전하기에 부담이 적다. 현대차 쏘나타(4,855mm)보다도 짧고, 다재다능한 매력도 품고 있다. 운전하는 엄마를 위한 마사지 기능이 있는 시트와 동반석 아빠를 위해 풋레스트가 달린 시트를 갖추었고, 2열의 간이 테이블에서는 아이들에게 간식파티를 열어줄 수 있다. 2열 바닥에는 자질구레한 장난감을 정리할 수 있는 수납함도 있다. 4,030만원, 5,090만원의 두가지 모델로 나온다.
사회 초년생을 위한 경차
사회 초년생은 경차를 타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리라고? 하지만 그녀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차가 경차인데 어쩌란 말인가. 게다가 중형차 대신 경차를 굴리면 해마다 명품백 하나 정도는 살 수 있는 돈을 아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차는 기아차 모닝(950만~1,400만원대)과 쉐보레 스파크(920만~1,500만원대)다. 두 차는 한달 평균 5,000여대씩 팔려나가고 있다. 주변에도 경차를 타는 지인들이 많이 있는데, 기름값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저렴한 자동차세,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반값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또한 작은 몸집으로 좁은 길도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런데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차종은 따로 있다. 네모상자 같은 귀여운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을 지닌 레이(1,100만~1,600만원대까지 나온다)가 그 주인공 되시겠다. 박스형 차체로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하고, 뒷문이 슬라이딩 방식으로 열려 짐을 싣고 내리기 수월하다.
좀 여유롭다 싶은 중년을 위한 세단
사전적 의미의 중년은 마흔살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대 사람을 일컫는다. 때론 50대까지도 중년으로 본다. 보통 이 정도 나이대에서는 운전감각이 부드럽고 정숙한 차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재미는 덜해도 편한 차 말이다. 얼핏 생각하면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차가 흔할 것 같지만 예상 외로 딱 떠오르는 모델이 없다. 따라서 많이 팔리는 차 혹은 많이 팔렸던 차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2016년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7,910대 판매된 BMW 520d(6,630만~7,120만원)이다. 2위는 6,169대의 메르세데스-벤츠 E 300(7,350만~7,900만원), 3위는 6,112대가 판매된 렉서스 ES 300h다.
제법 오랫동안 정상을 차지한 520d의 경우 높은 브랜드 가치와 널찍한 실내공간, 웬만한 소형차를 앞지르는 경제성(공인복합연비 16.1km/L)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BMW는 얼마 전 풀 체인지된 7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지난해 새 모델이 나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역시 인기가 대단하다.
독일산 세단의 대안으로 떠오른 차가 바로 한때 ‘강남 쏘나타’로 불렸던 ? 강남에 가면 그만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 렉서스 ES 300h(5,270만~6,470만원)다. 무엇보다 일본차 특유의 정숙성과 16.4km/L에 달하는 좋은 연비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운전 좀 한다는 그녀를 위한 쿠페
자동차 동호회에 가보면 생각보다 여성 운전자가 많다. 차에 관해선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에게 어떤 차를 갖고 싶냐고 물으면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나 쿠페라고 답하는 이들이 많다. 앞에서 소개한 패션카들과 더불어 여성들의 드림카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차는 바로 아우디 TT다. 이 차는 지난 2015년 3세대가 나왔다. 최근 아우디는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뿐더러, 점점 디자인도 비슷해지고 있다. TT도 무리한 성형수술을 감행하지 않은 것 같다. 이 때문에 신차임에도 무척 친근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 차, 실내로 들어가면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세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3개의 동그란 송풍구만 빼고 나머지 부분은 화끈하게 손을 봤다. 그중 운전 좀 한다는 그녀를 뿅가게 만들 만드는 요소는 0→100km/h 가속성능 5.6초의 짜릿한 순발력일 것이다. 가격은 5,700만원 정도 한다.
남편과 함께 차를 굴리는 그녀를 위한 SUV
남편차와 내차를 구분짓지 않고 함께 탄다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5,920만~6,980만원)나 포드 익스플로러(2.3 기준 5,540만~5,790만원)는 어떤가? 좀더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차는 르노삼성차의 QM6(2.0 앞바퀴굴림 기준 2,700만~3,300만원대)나 쉐보레 트랙스(1.6 디젤 기준 2,100만~2,400만원대)가 있다.
두사람이 차를 공유하는 경우 평일엔 주로 아내가, 주말엔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장을 한가득 본다든가, 야외활동을 하더라도 두루두루 만족할 수 있는 차다. 자녀 픽업용으로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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