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배경으로 공연을 펼치거나 전시회를 연다. 카페 가장 좋은 자리에 차를 갖다 놓거나 모터쇼 버금가는 체험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자동차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음악 감상을 한다. 쇼윈도 너머로 보기만 했던 차를 직접 만지고 타보고 운전도 할 수 있다. 요즘 자동차를 다루는 모습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자동차를 이동수단으로 타기만 하는 시대는 한참 전에 지났다. 개조해서 가지고 노는 대상이나 소장품으로 수집하는 일은 현재진행형이지만 그리 새롭지 않다. 요즘 자동차는 문화의 일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동차와 함께한다. 자동차회사도 자동차를 판매하는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문화 소품을 강조한다.
자동차회사는 자동차를 활용해 문화공간을 만든다. 자동차가 꼭 주인공이 아닌 곳도 있다. 그저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와 친숙해지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좋다는 의도만을 내비친다. 차를 살 때 빼고는 쉽게 발길이 가지 않는 일반 전시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전 세계 주요 도시마다 뿌리내린 브랜드 스토어 중 꼭 들러봐야 할 10곳을 선정했다.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 곳들이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더없이 좋은 비밀의 정원이다.
10 TESLA FLAGSHIP STORE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호주와 각별한 관계다. 테슬라 생산의 핵심인 배터리 공장을 남호주 지역에서 운영 중이고 전기에너지를 공급한다. 플래그십 스토어도 미국이 아닌 호주에 처음 만들었다. 투명한 유리 벽에 테슬라 로고가 크게 박힌 매장은 한눈에 봐도 깔끔하다. 모델 S와 X 시리즈만으로 넓은 공간을 꾸미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모델 S의 1대 1 모듈 플랫폼과 작동 원리 등을 직접 살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평소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좋은 경험을 할 만한 장소다.
체험 포인트 눌러보자 테슬라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어가면 눈앞에 보이는 차를 하나 골라서 앉아보자. 조수석에 테슬라 매니저가 들어와 조작방법과 기능을 소개해 준다. 센터페시아를 가득 채운 17.3인치 대형 모니터에는 차를 조작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이 들어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장치, 주행모드 설정을 상세하게 바꿀 수 있고 인터넷과 게임 기능도 갖췄다. 신제품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듯한 착각이 들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길 수 있다.
9 NISSAN CROSSING
일본 도쿄 긴자 거리에는 닛산이 운영하는 브랜드 스토어 크로싱이 있다. 닛산 크로싱은 1963년부터 2014년까지 운영한 닛산 갤러리의 리뉴얼 스토어다. 고성능 모델 GT-R과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전시해 닛산의 현재와 미래를 살필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공간을 마련했다.
체험 포인트 살펴보자 닛산 크로싱에 가면 평소 보기 힘든 다양한 콘셉트카를 볼 수 있다. 입구에는 순수 자율주행 전기차 IMx 콘셉트가 서 있다. 2층에는 미래 닛산 고성능 모델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2020 비전 그란투리스모 콘셉트를 전시했다. 1966년 일본 그랑프리 우승 모델인 프린스 R380을 비롯해 GT-R과 리프 니스모 등 닛산의 대표 모델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석구석 자세히 돌아다닐수록 재미는 두 배로 커진다.
8 CITROEN AVENUE
시트로엥 애비뉴는 흥미 가득한 스토어다. 유리창에 달린 대형 전광판에는 시트로엥과 함께한 패션 화보 영상이 흘러나온다. 선명한 비비드 계열로 꾸민 실내로 들어가면 패션 편집숍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시트로엥 칵투스의 특징인 에어범프를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살필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층을 위한 시트로엥의 방향과 콘셉트가 녹아있다.
체험 포인트 조립하자 시트로엥은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는 액세서리가 가득하다. 칵투스는 차체와 루프 투톤은 물론 에어 범프와 휠, 사이드미러 등 조합 수만 수십여 가지다. 시트로엥 애비뉴에는 자신만의 차를 만들 수 있는 전용 부스를 마련했다. 시트로엥 매니저와 함께 모니터를 보면서 자신만을 위한 한 대뿐인 차를 조합하고 견적도 낼 수 있다. 완성된 차를 보면 금방이라도 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7 BMW LENBACHPLATZ
BMW 렌바흐플라츠는 전기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BMW 모델만 모아놓은 특별 쇼룸이다. 순수 전기차 i3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i8과 530e를 가지런히 전시했다. 뮌헨 도심 속 주택가에 둘러싸여 있어 찾기가 쉽지 않고 규모도 작지만 알찬 구성이 매력적인 스토어다. 마치 메마른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이랄까.
체험 포인트 공부하자 지하에서 BMW가 만든 서브 브랜드 i와 i퍼포먼스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전기 파워트레인 작동 원리와 충전 방법 등도 보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미래 BMW 전기차 라인업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 밖에는 전기 충전시설을 별도로 마련했다. 자동차와 전기 파워트레인 공부를 쉽고 재미있게 하고 싶다면 렌바흐플라츠로 향하면 된다.
6 VOLVO STUDIO AOYAMA
일본 도쿄 미나토구 지역에 있는 아오야마는 한적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다. 고급 상점이 가득한 이 지역에 볼보가 새로운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문을 연 볼보 스튜디오다. 은은한 조명과 나무로 꾸민 실내는 따뜻해 보인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인상적인 가구와 소품도 볼거리다. 곳곳에 전시한 볼보 대표 모델들도 차분한 분위기를 더한다. 일본 여행 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제격이다.
체험 포인트 마시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은은한 커피 향이 코끝을 찌른다. 한쪽에서 원두를 갈고 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볼보 스튜디오 아오야마에서는 커피 마니아들로부터 인정받은 도쿄 간노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매일 최고급 원두를 사용해 직접 거름종이에 내려 만드는 간노 커피는 맛과 향이 풍부하다. 커피 이름에 볼보 세부 트림 명칭을 넣었는데 신선하고 재치있다. 커피 외에도 수제 마카롱과 빵도 여러 종류 있어서 간단하게 허기를 때우기도 좋다.
5 L’ATELIER RENAULT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걷다 보면 강렬한 원색으로 꾸민 스토어가 눈에 띈다. 르노가 만든 복합 문화공간 아틀리에 르노다. 세련된 겉모습과 다르게 아틀리에 르노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곳이다. 회사 창업자인 루이 르노가 1910년 직접 건물을 매입해 만들었고 지금까지 한결같은 자리에서 르노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자동차 전시 외에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르노 아틀리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을 갖춘 기념품 가게도 있다.
체험 포인트 먹자 아틀리에 2층에는 식당과 카페가 있다. 간단한 햄버거부터 스테이크, 코스요리까지 음식 종류가 다양하고 맛도 괜찮다. 양도 푸짐하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에게 꼭 한번 가서 먹어야 하는 곳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4 MASERATI LUXURY LIFESTYLE STORE
마세라티가 이탈리아 밀라노에 편집숍을 차렸다. 산 페델레 광장 중심에 문을 연 마세라티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에는 자동차가 없다. 주렁주렁 달린 샹들리에와 고급스러운 소파, 상담 테이블만 보인다. 실내에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협업한 옷과 가죽제품, 액세서리가 가득하다. 차는 매장 밖에 따로 전시했다. 드라이빙 스쿨 출신 전문 인스트럭터가 함께 타는 시승 프로그램을 준비해 마세라티 모델을 직접 탈 수 있다.
체험 포인트 쇼핑하자 오직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 물건이 많다. 제냐와 마세라티가 손잡고 만든 의류부터 벨트, 지갑, 부토니에 같은 포인트 액세서리도 시즌 한정 제품이다. 제냐 뿐만 아니라 폴트로나 프라우, 프리게리오, 베니니, 카피탈리 같은 이탈리아 명품도 살 수 있다. 무리해서라도 살 만한 가치 있는 제품이다.
3 TOYOTA MEGAWEB
1993년 문을 연 메가웹은 토요타가 운영하는 곳으로 누적 방문자 수 8000만 명에 이르는 도쿄의 대표 관광 명소다. 메가웹을 상징하는 거대한 대관람차를 보면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 마음이 설렌다. 실내에는 수십여 대에 이르는 토요타 모델을 가지런히 전시했고 한쪽에는 레이싱 튜닝 파츠들을 모아놓은 부스를 따로 준비했다. 모든 차는 직접 앉아볼 수 있고 대표 차종은 시승도 가능하다. 웬만한 모터쇼보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더 많다.
체험 포인트 운전하자 토요타 메가웹의 핵심은 시승이다. 시뮬레이터 체험과 레이싱 카트 시승은 물론 메가웹 뒤편에 마련한 시승코스에서 직접 토요타 차들을 운전해 볼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도 시승 차종 중 하나다. 전문 인스트럭터와 대기해 함께 타고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2 MERCEDES ME BEIJING
메르세데스 미는 벤츠가 새로운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서비스 포맷이다. 세계 곳곳으로 확장하는 중인데 메르세데스 미 베이징은 가장 크고 화려하다. 수용 인원은 한 번에 최대 800명. 분위기는 독특하고 분기별로 성대한 행사를 치른다. 수직으로 붙어있는 AMG GT와 페인트 통을 뒤집어쓴 CLA 등 창의적인 전시물이 눈에 띈다. 실내는 화원 콘셉트를 살렸는데 벽면을 가득 채운 담쟁이덩굴과 꽃장식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살린다. SNS 사진용으로 메르세데스 미 베이징보다 좋은 공간을 찾기 힘들다.
체험 포인트 즐기자 크기가 큰 만큼 볼거리도 다채롭다.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작품도 전시했고 계단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벤츠 신기술을 직접 경험하는 부스도 있다.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 라운지 바도 마련해서 복합 쇼핑몰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1 CADILLAC HOUSE SEOUL
더는 해외에 있는 브랜드 스토어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수입차 브랜드가 하나둘 국내에 브랜드 스토어를 열고 있다. 해외 브랜드 스토어 콘셉트를 그대로 살려 마치 외국 현지에서 보는 듯 이색적이다. 대표적인 곳은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세운 캐딜락 하우스 서울이다. 콘셉트는 뉴욕 소호 거리에 있는 캐딜락 하우스와 같다. 아트와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 젊어진 캐딜락의 아메리칸 럭셔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1층에는 수직형 OLED 조형물과 캐딜락 대표 모델을 전시했다. 브랜드 역사를 간단히 살필 수 있는 히스토리 존과 함께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도 전시했다. 2층에는 도쿄와 뉴욕, 서울에서 촬영한 캐딜락 화보를 비롯해 각종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뉴욕 감성을 서울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곳이다.
체험 포인트 듣자 캐딜락 하우스 서울 2층에는 특별한 체험존을 준비했다. CT6에 넣는 보스 파나레이 오디오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청음실은 따로 없다. 새하얀 CT6에 앉아 원하는 음악을 들으면 된다. 34개 스피커는 도어와 대시보드, 필러와 헤드레스트 사이에 구석구석 배치했다. 앞유리에 비치는 레이저 영상이 분위기를 살리면 차 안은 근사한 콘서트홀 또는 재즈 바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