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션, 말랑하거나 혹은 단단하거나
2016-10-25 08:00:00 글 김종우 기자
서스펜션의 1차 역할은 차체 바닥에 가해지는 충격 완화다. 서스펜션의 강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차의 성격이 180도 바뀌기도 한다. 승차감과 퍼포먼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서스펜션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1940년대 미국의 얼 맥퍼슨이 개발한 독립식 서스펜션이다. 텔레스코픽(일부분을 겹치게 해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구조. 망원경이 대표적) 쇼크업소버를 서스펜션으로 사용한다. 여기에 스프링을 추가하고 차축에 연결한 것이 스트럿 구조다. 스트럿은 차축과 평행한 로어암을 고정해 사용한다. 스트럿 방식은 구조가 간단하고 가볍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스트로크 설정이 자유로워 승용차 앞바퀴에 널리 사용한다. 단점은 코너링 시 급격한 하중이동으로 무게가 쏠리는 쪽의 쇼크업소버가 부드럽지 못하다.
맥퍼슨 스트럿이 개발되기 전까지 자동차 서스펜션의 주류였다. 역시 앞바퀴에 많이 사용한다. 위시본은 조류의 Y자 형태의 가슴뼈를 의미한다. 서스펜션 암의 형태가 비슷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스트럿과 달리 어퍼암과 로어암 두개가 동시에 바퀴를 지지한다. 초기에는 두 암의 길이 같았으나 코너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어퍼암이 긴 SLA형식을 많이 사용한다. 더블 위시본은 설계가 자유롭고 코너링 시 접지력이 좋으며 횡저항력이 크다. 두개의 암이 차축을 지지하기 때문에 비틀림 강성이 높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해 제작비가 높고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스포츠 성향이나 대형 고급 자동차에 주로 사용한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한 독립식 서스펜션으로 암 또는 암과 스프링으로 이뤄진다. 주로 뒷바퀴에 사용한다. 다임러사가 5개의 링크로 구성된 리어 서스펜션을 개발해 멀티링크라는 이름을 붙였고 1982년 메르세데스-벤츠 190E(W201)에 처음 사용했다. 요즘에는 3개 또는 5개 링크로 구성된 서스펜션이 주를 이룬다. 3개 이상의 암으로 구성된 멀티링크는 설계 자유도가 매우 높고 얼라인먼트 변화에 대처하기 쉽다. 바퀴의 노면 접지력이 뛰어나고 자동차 성격에 맞게 정밀한 세팅이 가능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구조가 복잡하고 무거우며 제작비가 많이 든다. 고급차나 스포츠 성향의 차에 주로 사용한다.
일체식 서스펜션으로 좌우 바퀴의 스윙암이 비틀림 탄성을 지닌 빔과 연결된다. 금속의 뒤틀림(twist) 특성을 이용한 서스펜션으로 중·소형차 뒷바퀴에 주로 사용한다. 장점은 구조가 간단하고 튼튼하고 가볍다. 제작비가 적게 들고 정비가 쉽고 연비에도 유리하다. 패키지가 작아서 캐빈룸이나 트렁크 공간 확보도 용이하다. 토션빔은 안티롤바 역할도 한다. 단점으로는 서스펜션 지오메리트리 자유도가 낮고 일체형이어서 좌우 고저차가 큰 지형에서는 독립식에 비해 접지력이 떨어진다. 큰 충격으로 토션빔이 휠 경우 패키지를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소형차 및 준중형차에 주로 사용한다.
(왼쪽 위에서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맥퍼슨 스트럿, 더블 위시본, 토션빔, 멀티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