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렌셜, 차이를 인정해야 주행이 편하다
2016-12-08 08:30:00 글 김종우 기자
지난 여름 막을 내린 2016 리우 올림픽. 우사인 볼트가 금메달을 딴 남자 육상 200m 경기를 떠올려보자. 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은 코스 바깥쪽부터 일정 간격만큼 앞서 출발한다. 직선구간을 달릴 때는 문제가 없지만 곡선구간에 접어들면 코너 바깥과 안쪽의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시작한다. 이런 규칙은 자동차 바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디퍼렌셜
직진할 때는 좌우 바퀴가 똑같이 돌아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코너에서는 안쪽 바퀴는 적게, 바깥쪽 바퀴는 많이 회전해야 안정적으로 달린다. 디퍼렌셜은 바깥쪽 구동바퀴의 회전력을 높여주는 장치다. 우리말로 차동장치라고 한다.
작동원리
그림과 같이 2개의 랙과 1개의 피니언 기어가 맞물려 들어올리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2개의 랙에 같은 무게가 실리면 피니언 기어가 회전하지 않고 해당 높이만큼 올라가지만 한쪽이 무거우면 피니어 기어가 회전하면서 한쪽 랙만 올라간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엔진 구동력을 전달하는 프로펠러샤프트와 좌우 바퀴의 구동축 사이에 여러개의 기어를 겹쳐 한쪽 바퀴에 저항이 걸린 만큼 반대쪽 바퀴를 더 회전시키는 것이 디퍼렌셜 장치다.
좌우 랙에 같은 무게가 실리면 피니언이 회전하지 않는다. 한쪽이 무거우면 가벼운 쪽이 더 올라가고 피니언이 회전한다
LSD(Limited Slip Differential)
스포츠 성향 뒷바퀴굴림차나 고급차에는 LSD라는 디퍼렌셜이 장착된다. LSD는 일반적인 디퍼렌셜에 스프링과 클러치를 추가해 바퀴의 회전수를 좀더 효율적으로 보정하는 장치다. 예를 들어 오른쪽 뒷바퀴는 빙판에, 왼쪽 바퀴는 마른 노면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오른쪽 바퀴는 마찰력이 없어 공회전을 일으키고, 왼쪽 바퀴에는 구동력이 전달되지 않아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럴 때 LSD가 움직이지 않는 바퀴에 구동력을 보내 바퀴를 굴린다.
센터 디퍼렌셜
디퍼렌셜은 보통 앞바퀴와 뒷바퀴의 구동축에 달린다. 네바퀴굴림 자동차는 앞뒤 바퀴의 회전차를 조절하는 디퍼렌셜이 달려 있다. 이것을 보통 센터 디퍼렌셜이라고 한다. 네바퀴를 굴리는 차는 코너에서 네바퀴의 회전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센터 디퍼렌셜을 통해 회전차를 보정해줘야 한다.
센터 디퍼렌셜은 오프로드를 달릴 때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바위를 타고 오를 때 오른쪽 앞바퀴와 왼쪽 뒷바퀴가 공중에 떴다고 하자. 센터 디퍼렌셜은 이럴 때 공중에 뜬 바퀴에만 구동력을 보내기 때문에 탈출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센터 디퍼렌셜이 달린 SUV에는 디퍼렌셜을 잠그는 센터 디퍼렌셜 록 기능이 추가된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앞뒤 50:50으로 구동력이 배분되고, 다시 좌우 바퀴에는 절반씩(각 25%)의 구동력이 보내져 험로를 탈출할 수 있다. 네바퀴에 똑같은 구동력이 걸린 상태에서 10~15km/h 이상의 속도로 코너를 통과하면 타이트 코너 브레이킹 같은 문제가 생기므로 반드시 꺼야 한다. 노면 접지력이 좋은 포장도로에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