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스스로 판단해 사고를 막는다, 능동형 안전 시스템
2017-01-26 12:37:59 글 김종우 기자
자동차를 이용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사고가 나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차를 살 때는 안전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살핀다.
자동차의 안전성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운전을 돕는 능동적(active)인 개념과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동적(passive)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미끄러운 노면에서 운전자가 안전하게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도록 돕는 안티록 브레이크 시스템(ABS), 구동바퀴가 헛도는 것을 방지하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이 능동적 개념의 안전장치라면 충돌사고 때 탑승자를 보호하는 안전벨트나 에어백이 수동적인 안전장치다.
2014년부터 국산차에 의무적으로 장착되고 있는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는 대표적인 능동형 안전장비로, 20년 전 독일 보쉬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공동개발했다. 이 장비가 1995년 CL 600 쿠페에 처음 적용될 때만해도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그런데 2년 뒤 새 A-클래스가 스웨덴 자동차 전문지가 실시한 엘크 테스트(급차로 변경 시험)에서 전복되어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ESP를 꺼내 들었다. 이미 팔린 A-클래스 13만대는 물론이고 자사가 만든 전차종에 기본으로 ESP를 제공한 것이다.
최근 새차의 제원표를 살펴보면 ABS, TCS, ESP 외에 ACC, AEBS, LDWS 등의 외계어(?)를 볼 수 있는데 모두 능동형 안전장치다. 구글이나 메르세데스-벤츠 등에서 2020~2030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런 능동적 안전장치를 한층 발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달 TG테크에서는 이 외계어에 대해 알아보겠다.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능동형 안전을 대표하는 장치다. 메이커에 따라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VDC(Vehicle Dynamic Control)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ESP는 ABS, TCS, 브레이크 어시스트, 요 토크 제어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휠의 회전 속도, 브레이크압, 조향각, 횡가속 등의 정보를 종합해 바퀴와 엔진에 신호를 보내 제동을 걸거나 토크를 떨어뜨린다. 급코너링 때 차체 뒤쪽이 코너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오버스티어 현상을 보인다고 가정해보자. 오버스티어가 일어나면 차의 앞머리가 코너 안쪽으로 쏠리는데, 이때 바깥쪽 바퀴에 제동을 걸어 차체를 바로잡는다.
ACC(Adaptive Cruise Control)
고속도로를 달릴 때 액셀 페달을 밟지 않고 스위치를 켜서 일정속도를 유지하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써본 적 있는가? 장거리를 운전할 때 피로감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요긴한 장치다. 하지만 앞차가 속도를 높일 때마다 스위치를 조작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실제로 크루즈 컨트롤로 적정 차간거리를 유지하며 물 흐르듯이 달리려면 적응 시간이 꽤 필요하다.
ACC는 기본적인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전방 상황을 감지하는 센서를 추가한 것이다. 운전자가 설정한 간격과 최고속도를 계산해 스스로 속도를 높이거나 줄이며 달린다. 현재 양산차에 달린 장비들은 최고 210km/h의 고속주행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
AEBS(Advanced Emergency Braking System)
AEBS는 추돌 혹은 충돌 위험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그래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으면 급제동을 걸어 사고를 방지하는 장비다. TCS와 ABS가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듯이 ACC와 AEBS 역시 함께 맞물려 작동한다. 최근에는 AEBS의 기능을 보완한 장치도 나왔다. 시티 세이프라 불리는 자동 브레이크 장치다. 이는 교통량이 많은 시가지 도로에서 보행자나 장애물이 갑자기 차 앞에 나타났을 때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못하는 상황에 대응해서 만들어졌다.
LDWS(Lane Departure Warning System)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비틀거리는 차를 목격한 적 있는가? LDWS는 자동차가 차로를 벗어나려고 하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장치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로를 벗어나면 스티어링 휠이나 시트에 진동을 일으켜 경고를 보낸다.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물도 알려준다. 요즘에는 경고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차로를 지키는 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 기능까지 더해졌다. LDWS는 자율주행차의 필수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