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바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 네바퀴조향 시스템
2017-02-01 11:17:23 글 김종우 기자
오늘도 마트 주차장에서 자동차와 한바탕 씨름을 한 끝에 간신히 쇼핑카트를 손에 쥐었다. 왜 이렇게 주차구역을 좁게 그려놨는지, 왜 이리 사람들은 운전을 못하는지 짜증이 솟구친다. 카트처럼 이렇게 잘 움직이면 얼마나 좋아.”
운전에 서툰, 특히 좁은 구역에 주차하기 힘든 사람들이 흔히 겪은 일이다. 쇼핑카트처럼 바퀴 네개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면 일렬주차쯤이야 누워서 떡 먹는 것보다 쉬운 일일텐데···. 네바퀴조향(4 Wheel Steering System, 4WS)은 자동차의 방향을 좀더 정확하게 그리고 쉽게 틀 수 있도록 고안된 기술이다.
초기에는 거대한 트레일러나 농기계, 몬스터 트럭같이 큰 차에 주로 사용됐다. 특히 유럽에서는 시외버스에 많이 사용됐는데, 복닥거리는 터미널에서 커다란 버스를 쉽게 넣고 빼기 위해서였다. 일반 승용차에 적용하면, 특히 후진 시 작은 회전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다른 자동차나 구조물에 충돌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승용차에는 1980년대 후반 일본 메이커들이 처음 쓰기 시작했다. 혼다는 프렐류드(1987~2001)와 에스코트(1992~1996)에 네바퀴조향을 옵션을 마련했고, 마쯔다는 MX-6에 이 장비를 적용했다. GM은 델파이로부터 쿼드스티어라는 시스템을 받아 실버라도와 서버번 같은 큰 차에 사용했다.
네바퀴조향 시스템은 제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5~5˚로 미세하게 조향돼 고속 코너링에서 차체 안정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편리한 기능이긴 하지만 처음에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차의 속도와 앞바퀴의 각도, 각 바퀴에 걸리는 저항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앞바퀴에 속도 센서를 부착하고 뒷바퀴를 조향하는 유압장치에, 이것저것 관련 부품을 더하면 무게가 꽤 나가 연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도 관심 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요즘에는 ECU의 처리속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고, 복잡한 장비 대신 전기모터로 뒷바퀴 조향각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 일반 승용차뿐만 아니라 스포츠 모델, SUV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네바퀴조향 시스템은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틀어지는 동위상 조향과 반대방향으로 틀어지는 역위상 조향으로 나뉜다.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뒷바퀴가 조향된다. 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km/h 이상의 속도나 주차할 때 작동한다. 고속으로 달리면서 차로를 바꾸거나 고속 코너링 시 차체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또 일렬주차 시 비스듬하게 이동할 수 있어 편하다.
앞바퀴와 반대로 조향되며, 시속 50km 이하의 저속에서 주로 사용된다. 역위상 조향은 회전반경이 작아 좁은 도로에서 회전할 때 효과를 발휘한다. 대신 고속으로 달릴 때는 위험하기 때문에 시스템이 잠겨 있어야 한다.
네바퀴조향 시스템은 메이커에 따라 이름이 제각각이다. 포르쉐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BMW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아우디는 올 휠 스티어링, 혼다는 P-AWS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