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램프 잘 켜고 있습니까?
2017-02-24 13:12:42 글 김준혁 기자
예전에도 한밤중에 전조등을 끄고 다니는 자동차가 있긴 했다. 그런데 몇년 사이에 그 숫자가 급격히 많아졌다. 그 이유가 뭘까? 일부러 끄고 다니는 걸까? 램프 켜는 법을 모를 수도 있겠지. 이유가 어떻든 어두운 길에서는 무조건 램프를 켜야 한다.
전조등을 켜는 이유는 안전을 위해서다. 운전자의 시야확보 외에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들에게 내 차의 존재를 알리는 목적도 있다. 최소한의 안전조치인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에 자동차에 주간주행등 장착이 의무화됐다.
그런데 주간주행등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최신 자동차는 대부분 LED 주간주행등을 사용하는데, 워낙 밝아서 밤에도 어느 정도 시야가 확보된다. 운전자는 LED 주간주행등과 도심의 간접조명 덕분에 앞이 잘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바로 앞만 보일 뿐 도로상황을 인지할 정도로 먼 거리를 명확하게 볼 수는 없다. 문제는 뒤따라오는 차가 사고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주간주행등만 켜면 테일램프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제동등이 켜지기 전에는 앞차의 존재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따라서 앞차가 급정거라도 하면 들이받을 수도 있다.
전조등 사용법은 절대 복잡하지 않다. 스마트폰을 다루는 것보다 쉽다(그런데도 왜들 켜지 않는 걸까). 전조등 스위치는 스티어링 휠 기준으로 좌측에 있다. 방향지시등 조작 칼럼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고, 유럽산 자동차처럼 로터리 방식의 차도 많아지고 있다.
오토라이트 기능을 지원한다면 스위치를 AUTO에 맞춰두자. 밤이 되거나 터널에 진입할 때 자동으로 전조등이 켜진다. 단 벌브가 충분히 열 받기 전에 자꾸 꺼졌다 켜졌다 하면 수명이 단축될 우려가 있다. 그래도 직접 조작하는 게 번거롭다면 오토라이트 기능을 활용하는 게 좋다. 전조등을 켜는 일이 귀찮다면 하루 종일 켜고 다녀도 된다. 주간주행등 장착 의무화에서 알 수 있듯이 낮에 전조등을 켠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전조등은 하향등과 상향등으로 나뉘는데, 상황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하향등은 야간운전 때 켜는 것으로, 전조등 스위치에서 전구모양 옆으로 빗살무늬가 촘촘하게 그려진 아이콘을 조작하면 불이 들어온다. 전조등을 켜지 않았다고 욕먹는 운전자들은 하향등을 작동하지 않아서 그렇다.
상향등은 시골 국도처럼 조명이 전혀 없어 시야확보가 어려울 때 켠다. 대신 앞에 가는 차나 마주오는 차가 없어야 한다. 조사각이 높아 다른 운전자의 눈을 부시게 하기 때문이다.
차로를 바꾸거나 교차로에서 회전할 때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막무가내로 끼어드는 운전자를 보고 욕한 경험 한두번쯤은 있을 것이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으면 나 자신이 욕먹는 대상이 될 수 있다. 사고가 날 가능성도 높다.
안개등은 안개가 꼈을 때 요긴하다. 하향등이나 상향등은 수증기에 빛이 반사되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노면을 가깝게 비추는 안개등을 활용해야 한다. 주변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평상시에 안개등과 전조등을 함께 켜면 마주오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도 있으니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후방안개등도 마찬가지다. 밝게 빛나는 후방안개등이 켜져 있으면 뒤따라오는 운전자의 눈이 부시다.
자동차 전조등 사용은 기본만 지키면 된다. 어두울 때는 하향등을 켜고, 칠흙같이 어두울 때는 요령껏 상향등을 껐다 켰다 하면서 운전한다. 최근에는 상향등이 자동으로 작동되는 차도 많다. 안개등은 안개가 꼈을 때 사용하고, 차로를 바꿀 때는 습관적으로 방향지시등을 켠다. 모든 운전자가 이런 상식을 지킨다면 도로는 한층 안전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