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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 마이크로카 이세타를 만든 브랜드
2017-05-15 12:58:06
글
박영준(자동차 칼럼니스트, 단국대 법과대학 교수)
요즘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가 가장 큰 화두다. 자율주행기능을 갖춘 전기자동차 테슬라가 마침내 우리나라에 전시장을 오픈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런데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시대가 되면 차가 지금처럼 커야 할 이유가 없다. 자율주행기능으로 인해 충돌할 염려가 없어진다면 자동차 앞뒤의 안전공간이 사실상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판매된 자동차 가운데 가장 작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모델은 어떤 것일까?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필자는 1953년 발표된 이세타(Isetta)라고 생각한다. 이달의 주인공 이소(ISO)는 이세타를 탄생시킨 이탈리아 브랜
드다.
엔지니어인 렌초 리볼타(Renzo Rivolta)는 1939년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브레소에 ‘이소 리볼타’(ISO Rivolta)라는 회사를 설립해 냉장고를 생산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년 뒤 그는 모터사이클과 스쿠터로 업종을 바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1950년대 이탈리아에는 모터사이클과 스쿠터가 널리 보급되었는데, 빗길에서 사고 위험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등장한 것이 지붕을 얹은 캐빈 스쿠터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렌초 리볼타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모터사이클 엔진을 사용한 단순한 구조의 자동차를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1953년 이소자동차회사(ISO Autoveicoli S.p.A.)를 설립하고, 그해 토리노 모터쇼에서 이세타를 발표했다.
이세타는 ‘작은 이소’(little ISO)라는 뜻으로 길이 2.3m, 너비 1.4m의 작은 차체를 236cc, 9.5마력 2행정 모터사이클 엔진으로 구동했다. 최고속도는 75km/h, 0→50km/h 가속에 30초 이상 걸리는 느림보였지만 가솔린 1L로 30km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연비가 뛰어났다.
이 차는 전면부를 열고 타는 특이한 구성에, 2~3명이 탈 수 있는 벤치시트를 얹었다. 독특한 도어 구조는 이소가 생산하던 냉장고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달걀처럼 둥근 이세타를 보고 ‘비누방울차’(bubble car)라고 불렀다.
이세타는 1954년부터 대중에게 판매된다. 모터쇼에서의 호평과 놀라운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이 팔리진 않았다. 날씨 좋은 이탈리아에서 경제성을 원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캐빈 스쿠터에 만족했고, 차를 원하는 사람들은 더 안전한 소형차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세타는 이탈리아에서 고작 1,000여대가 생산, 판매됐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렌초 리볼타는 다른 나라에 라이선스를 판매했다. 그 결과 1954년부터 스페인, 프랑스, 브라질에서 이세타가 만들어져 제각기 3,000~5,000대가 판매되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세타는 독일에서 가장 큰 성공을 이뤘다.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경영이 어려워진 BMW는 많이 팔리는 저렴한 차를 생산하기로 결정했고, 자신들의 전공분야인 모터사이클 엔진을 사용하는 이세타에 관심을 가졌다.
BMW는 1954년 이소로부터 일체의 권리를 사들여 이듬해 이세타 250를 발표했다. 오리지널 모델과는 다르게 R25/3 모터사이클의 단기통 250cc 엔진을 얹었다. 날씨 좋은 이탈리아와는 달리 눈비가 잦은 독일에서 온전한 형태의 자동차가 2,580마르크(약 180만원)의 싼 가격에 발표되자 8개월만에 1만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자신감이 붙은 BMW는 1956년 298cc 엔진을 사용한 이세타 300를 선보였다. 300cc부터 세금이 높아지기 때문이었다. 300 역시 커다란 인기 속에 1962년까지 16만대 이상 생산됐다. 1957년에는 휠베이스를 늘여 4인승으로 만든 600도 선보였다. 이 차는 1959년까지 폭스바겐 비틀과 경쟁하면서 3만4,000여대가 생산됐다. 불티나게 팔린 이세타는 도산 위기에 처한 BMW의 회생에 결정적인 기여한 뒤 1962년 단종됐다.
최근 유럽의 자동차 매체에 따르면 이세타를 바탕으로 하는 소형 전기자동차가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내연기관 시대에, 과거의 마이크로카가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전기차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보자.
History
1939 :
냉장고회사 이소 리볼타 설립
1948 :
모터사이클, 스쿠터 출시
1953 :
토리노 모터쇼에서 이세타 발표
1955 :
BMW 이세타 250 출시
1956 :
BMW 이세타 300 출시
1957 :
BMW 600 출시
1962 :
생산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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