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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리스, 짧고 굵게 살다간 미국 럭셔리 브랜드
2017-07-10 10:12:52
글
박영준(자동차 칼럼니스트, 단국대 법과대학 교수)
피어리스(Peerless)는 널리 알려진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화장품 브랜드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피어리스는 ‘비할 데 없는’을 뜻하는 회사명처럼 32년 동안 짧고 굵게 살다간 미국의 럭셔리카 브랜드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는 ‘명문가는 3P 자동차를 탄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피어리스도 여기에 속했다. 참고로 3P는 패커드(Packard), 피어스 애로우(Pierce-Arrow), 피어리스를 의미했다.
피어리스는 1889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서 세탁기회사로 출범했다. 1895년 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했고, 1900년 뉴욕 오토쇼에 자동차를 출품했다. 첫차 모터레트(Motorette)는 프랑스 드디옹(de Dion)의 단기통 2.75마력 엔진과 2단 기어를 갖춘 라이선스 모델이었다. 이듬해 나온 양산차는 드디옹제 2기통 15마력 엔진을 얹었다.
레이싱 드라이버 겸 엔지니어인 루이스 무어(Louis Moores)가 1902년 피어리스에 합류해 4기통 40마력짜리 경주차를 제작했다. 녹색의 피어리스 경주차는 ‘그린 드래곤’(Green Dragon)으로 불렸다. 초기에는 성적이 좋지 못했으나 1904년 바니 올드필드(Barney Oldfield)가 드라이버로 나서 우승행진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자연스레 피어리스의 명성도 높아졌다.
1908년 6기통 모델을 추가하고, 1911년에는 3톤, 4톤, 5톤 트럭도 만들었다. 이 차는 신뢰성이 매우 높아서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군에 1만2,000대를 납품했다. 1915년에는 8기통 엔진을 개발하고, 이듬해부터 전모델에 사용했다. 1919년부터는 트럭 생산을 중단하고 승용차 제작에 전념했다. 1910년대말~1920년대 초반 피어리스는 황금기를 구가했다.
피어리스는 기계적인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 ‘20만마일(32만km)을 큰 수리 없이 무난하게 달려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편의장비도 남달랐다. 1912년 미국 자동차 최초로 전기모터 시동장치와 헤드램프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그밖에 부동형 리어액슬, 액셀 페달, 스티어링 휠 틸팅 시스템도 개발했다.
아쉽게도 피어리스의 황금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7~8년간 디자인 변화가 없었던 게 패착의 원인이었다. 당시 럭셔리카는 사치품에 속했기 때문에 유행에 매우 민감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계적 완성도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할인을 한 것도 고급차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20년대말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1929년의 경제대공황으로 자동차시장이 얼어붙었다. 알루미늄 소재의 12기통 및 16기통 엔진을 얹은 최고급차는 더더욱 팔리지 않았다. 결국 피어리스는 1932년 파산 선고를 받고 문을 닫았다.
오늘날 피어리스 자동차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 모델이다. 고가의 럭셔리카여서 생산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차체에 알루미늄을 사용한 탓도 있다. 알루미늄 생산이 많지 않던 시절에 고철상의 집중 수집대상이 되어 분해됐기 때문이다.
HISTORY
1889
세탁기회사로 출범
1900
뉴욕 오토쇼에 모터렛트 출품
1901
모터렛트 판매 시작
1902
그린 드래곤 경주차 발표
1908
6기통 모델 생산
1911
트럭 생산
1915
8기통 엔진 생산
1932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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