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의 극동 및 중동지역 총괄 지사장 디터 넥텔이 812 슈퍼패스트의 국내 출시에 맞춰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는 “한국은 중동이나 다른 나라들에 비해 12기통 페라리가 많이 팔리는 시장이 아니다. 새 812 슈퍼패스트를 통해 비중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디터 넥텔과의 일문일답이다.
Q 페라리의 1분기 글로벌 판매대수가 2,000대쯤 되고, 그중 절반이 V12 모델인 걸로 알고 있다. 페라리 역사에서 V12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또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이 V12는 계속 자연흡기 엔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사실인가?
A V12 엔진은 페라리의 출발점이다. 70년전 첫차를 출시할 때 V12 엔진을 얹었고, 이후 쭉 이어져왔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이며 귀중한 유산이다. 고객들도 이 전통이 지켜지기를 바랄 것이다. 자연흡기 방식도 마찬가지다.
Q 조만간 V12 미드십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 있나?
A 차기 페라리와 관련된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지만 자세히 얘기하기는 힘들다. 몇년 안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는 것만 언급하겠다.
Q 맥라렌이나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 브랜드가 아시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특별한 전략이 있는지.
A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페라리의 고객은 특화된 스페셜 케어 같은 것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고의 디자인,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것이 페라리가 지닌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고객들 역시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Q 슈퍼카들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페라리는 다가올 미래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고, 브랜드를 지켜나갈 것인가?
A 우리도 트렌드에 관심이 있으며, 변화를 환영한다. 하지만 페라리는 모던한 방식으로 트렌드에 접근하며, 때로는 변화를 주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F1에서 갈고 닦은 우리의 첨단기술이 다른 메이커들에 영감을 주고, 다양한 모델이 디자인상을 받았다. 이런 것들이 페라리가 트렌드를 선도하는 증거 아닐까? 페라리는 브랜드 DNA와 조화를 이뤄 트렌드에 맞춰나가며, 디지털화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전기차 역시 마찬가지다. 좀더 다이내믹하게, 페라리만의 방식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Q 당신이 보기에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은 어떤 것 같은가.
A 한국은 일단 고객층이 젊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감성이 매우 풍부하다. 덕분에 페라리가 지닌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획기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는 개성을 강조하는 테일러 메이드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들의 기대를 더 잘 충족시킬 것이다.
Q 한국에서 812 슈퍼패스트를 얼마나 판매할 수 있을까?
A 그동안 한국에선 12기통 모델이 많이 팔리지 않았다. 8기통에 무게가 실려 있어 V12 페라리의 비중이 10% 미만이다. 중동의 경우 3분의 1이 V12이고, 다른 나라도 4분의 1 수준이다. V12 엔진의 812 슈퍼패스트를 통해 페라리의 매력이 한국에 더 널리 알려지고, 판매도 잘되었으면 한다. 페라리는 정확한 수치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차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Q 812 슈퍼패스트는 EPS와 사이드 슬립 컨트롤 같은 장비들을 갖춰 운전하기가 쉽다. 고객의 의견이 반영된 것인지, 아니면 페라리측의 의도인지 궁금하다.
A 첨단기술을 토대로 좀더 강력하면서도 안전하고 편안한 차를 만드는게 우리의 역할이다. 그러다 보니 ‘타보니 정말 운전하기 쉽네!’라고 말할 수 있는 차들을 만들게 됐다. 얼마전 812 슈퍼패스트로 서킷을 달려보았는데 두손가락으로 다룰 수 있을 만큼 운전이 쉬웠다. 쉬운 운전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것이다.
Q F1 성적이 판매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A 페라리는 최근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원투 피니시에 성공했다.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하고 있다. 페라리는 항상 F1의 무대에 있어 왔고, 거기서 쌓은 경험과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니 양산차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