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데리고 운전하기
반려동물을 안고 차를 운전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누가 봐도 위험한 이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2017-09-12 21:30:38 글 김준혁 기자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은 1,0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단순히 키우는 동물에서 함께 사는 가족이라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이 늘고 있다. 그 일상은 이제 자동차로 확장되어 여행에 데려가는 것은 물론이고 반려동물의 기분전환을 위해 드라이브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눈살이 찌푸려지거나 이건 아니다 싶은 경우를 가끔 본다. 바로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하는 사람들이다. 이건 누가 봐도 위험한 행동이다. 운전하는 당사자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하는 행위가 만취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같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좁은 품에서 움직이는 반려동물에 신경쓰다 보면 운전에 집중할 수 없는 건 당연하고, 돌발상황을 만났을 때 대처도 늦어진다. 자칫하면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도로교통법 제39조 5항에서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영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장치를 조작하거나 운전석 주위에 물건을 싣는 등 안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하다 적발되면 범칙금이 부과된다. 승합차의 경우 5만원, 승용차 4만원, 이륜차 3만원, 자전거는 2만원이다. 가끔 스쿠터 발판 사이에 반려동물을 앉히고 다니는 사람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불법이다. 자전거 바구니에 태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운전자의 품이 아닌, 동승석이나 뒷자리에 반려동물을 태우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불법은 아니지만 반려동물이 돌발적인 행동을 할 경우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거나 뒤를 돌아봐 사고가 날 수 있다.
▲ 반려동물도 안전벨트를 생활화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자동차 안전용품이 많아지고 있다. 자동차 용품이 아니더라도 이동용 케이지에 넣는 것만으로도 법규 위반과 잠재적 위험요소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되면 전용 제품을 쓰는 것도 좋다. SUV나 해치백, 왜건을 갖고 있다면 넓은 트렁크 공간을 온전히 반려동물에게 할애해주는 펜스나 커버 사용을 권한다. 반려동물이 좁은 시트 대신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쉴 수 있고, 운전석으로 넘어가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도 크게 줄어든다.
반려동물을 꼭 뒷자리에 태우고 싶다면 전용 카시트를 쓰는 방법도 있다. 반려동물이 앞좌석으로 넘어가거나 2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반려동물 전용 안전벨트도 있다. 어깨끈과 안전벨트를 연결해주는 고리 형태로 되어 있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반려동물과 안전한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귀찮고 돈이 든다는 이유로 그리고 반려동물을 위한다는 핑계로 품에 안고 운전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