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에 이목이 집중됐다. 전세계 40만명이 1년 반전부터 계약금을 내고 기다려온 모델 3가 드디어 생산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첫 모델을 전달받은 CEO엘론 머스크는 곧바로 트위터에 차사진을 올렸다. 순수 전기차를 3만5,000달러(약 3,920만원)에 보급하겠다는 테슬라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모델 3는 전기차에 주어지는 7,500달러(840만원)의 세제혜택을 받을 경우 일반차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테슬라는 또한 내년에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이 완성되면 8,000달러(896만원)에 옵션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0→100km/h 가속성능이 스포츠카와 맞먹는 5.6초이고, 1회 충전으로 35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값에 살 수 있기에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흠을 찾자면 실내다. 긍정적으로 보면 심플하고, 부정적으로는 단조롭기 짝이 없다. 대시보드에 사각형 스크린을 덩그러니 올려놓고, 무늬목 장식을 수평으로 둘렀다. 도어나 콘솔 등도 간단하다. 낮은 가격을 맞추기 위해 이렇게 만들었겠지만, 수준급 디자인은 아니다.
7월에 생산된 모델 3는 50대로, 20대는 테스트용으로 쓰고 30대는 차를 예약한 자사 직원들에게 인도됐다고 한다. 테슬라는 8월에 100대를 만들고, 9월에는 1,500대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내년초까지 주당 1만대 체제를 갖춰 1년 안에 대기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자동차업계에서 보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계획이다. 보통 양산을 시작하면 몇개월은 서서히 생산량을 늘리는 램핑업(ramping up)이 필요하다. 품질이나 설계상의 문제가 있는지 체크해 개선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현대차처럼 노하우가 축적된 회사들은 양산라인을 타기 전에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하기 때문에 하자가 거의 없지만 여전히 개선할 점은 생긴다. 즉 6개월은 지나야 공장을 풀가동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