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원작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천부적으로 혹은 어떤 사고로 인해 초능력을 얻은 인물이 아니다. 평범한 인간의 몸이지만 남다른 재력과 첨단기술로 자신을 슈퍼히어로로 만들었다(천둥신 토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건물주님이다). 현대자동차 코나도 태생은 대중차 브랜드 소형 SUV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슈퍼히어로 마스크와 슈트를 빌려 입고 세계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 수많은 캐릭터를 탄생시킨 제작사 마블의 캐릭터를 접목한 최초 양산차다.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은 2017년 6월 코나 신차 공개 당시 쇼카로 함께 선보였다. 차체 폭이 일반 모델보다 40mm 넓고 19인치 휠에 28인치 오프로드 타이어를 끼우는 등 과격한 모습을 과시했다. 마블과 현대차가 2년간 공동 개발해 올해 1월 출시한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은 휠과 타이어, 사이드미러와 플러시 도어핸들, 아크 원자로(아이언맨 힘의 원천)가 그려진 헤드램프 등 쇼카의 과장된 요소를 현실화했다. 나머지 특징적인 부분들을 상당수 이어받고 놓쳤던 여러 디테일을 꼼꼼히 보강해 공들인 스페셜 에디션으로 거듭났다. 그저 색상이나 데칼, 장비 조합만으로 생색낸 이전 스페셜 에디션들과는 다르다.
▲ 일반 코나에서 볼 수 없는 무광 메탈릭 그레이와 레드를 조합한 투톤 색상이다. 무광 회색은 1963년 마블코믹스(만화책)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아이언맨 오리지널 슈트에서 따왔다. 빨강은 영화 시리즈를 통해 친숙해진 슈트의 레드 색상이다. 이 조합은 아이언맨이나 마블의 팬이 아니더라도 관심이 갈 만큼 근사하다.
▲ 주간주행등을 테일램프처럼 굴곡진 선 형태로 바꿔 측면부까지 연결했다. 점등 시 아이언맨의 눈매를 연상시킨다. 바깥쪽에 있는 전구 타입 턴시그널은 안쪽 아래 LED 램프로 대체했다.
▲ 전조등의 아크 원자로 문양은 사라졌다. 대신 빨강 테두리를 두르고 안쪽에는 IRON MAN 글자를 새겼다. 전조등은 LED 방식.
▲ 앞범퍼 측면 반사판은 비행하는 아이언맨의 흡기구 또는 배기구를 연상케 하는 장식으로 대체했다.
▲ 안개등을 삭제한 자리를 통풍구 장식으로 막았다. 메탈릭 그레이 색상 그릴에 다크 크롬 베젤을 둘렀고 흡기구 주변은 빨강으로 장식했다.
▲ 쇼카에는 없던 디테일. 너무 작아서 눈에 띄지는 않는다.
▲ 차체 전체 디자인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각진 전용 후드 장식(V형 후드 베벨). 운전 중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 정보를 가릴 정도로 잘 보이기 때문에 특별한 차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된다.
▲ 빨강 처리한 A필러와 지붕에 맞춰 루프랙도 칠했다. 도색이 까질까 겁나서 실제 사용할 엄두는 나지 않겠는걸? 지붕에는 아이언맨 마스크를 그린 루프 스킨을 추가할 수 있다.
▲ 빨강 사이드미러.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많은 디테일 중에서도 특히 아이언맨을 연상케 한다. 누군가는 비전을 떠올리겠지만
▲ 일명 ‘아이언 그립’ 디자인 18인치 휠이다. 전체 형상은 일반 모델의 5스포크 휠과 비슷하지만 홈이 파인 빨강 장식 덕분에 견고하고 강력해 보인다. 검은 때에 찌든 아이언맨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면 휠을 자주 세척해야 할 듯.
▲ 도어 하단부에도 고급스럽고 풍성해 보이는 전용 디자인을 적용했다. 뒷문에는 토니 스타크가 경영하는 회사인 스타크 인더스트리 로고를 추가할 수 있다.
▲ 스페셜 에디션도 틈 벌어진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 “아이언맨? 철인 3종경기 나가시나 봐요?”
▲ 코나 일렉트릭의 테일램프는 일반 코나보다 나아졌다. 아이언맨 에디션은 최고다.
▲ 일반 코나와 코나 일렉트릭에서 어색했던 뒤범퍼가 비로소 멋진 형태를 찾았다.
▲ 얼핏 보기에는 스티어링휠 스티치, 송풍구, 안전벨트 등을 빨강으로 강조한 점 외외는 일반 모델과 별 차이가 없다. 밋밋한 송풍구 테두리에 톱니바퀴 모양 같은 부속을 둘렀다면 어땠을까?
▲ 실망하긴 이르다. 속도계와 회전계 바탕의 아크 원자로 문양은 아이언맨 심장을 이식한 차 분위기를 낸다. 다행히 이 차는 원자로가 아닌 1.6 터보 엔진으로 움직인다. 차에 올라 도어를 닫으면 액정에 아이언맨 마스크가 스쳐 지나간다. 시동버튼을 누르면 상태 점검 메시지와 함께 아이언맨 눈빛이 다시 번뜩인다. 아무 반응이 없다고? 그러면 시동버튼이 아니라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누른 거다.
▲ 계기판 쳐다보다 놓치기 쉬운 디테일. 시동 때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토니 스타크의 인공지능 집사인 자비스나 프라이데이를 연상케 하는 웰컴 애니메이션이 펼쳐진다. 컴바이너가 일어서고 쓰러지는 소리마저 특별하다는 착각이 든다.
▲ 미디어 재생 기능을 이용하면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도 아이언맨을 만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서 자비스나 프라이데이 목소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 조수석 쪽 대시보드(크래시패드)에서 토니 스타크의 사인을 발견할 수 있다. 빨간색 엔진 커버와 토니 스타크 사인을 넣었다면 어땠을까? 금세 더러워진다고?
▲ 모르는 사람 눈에는 비상등 표시나 주술 문양처럼 보이는 이것은 아이언맨 가슴팍에 있는 아크 원자로를 표현했다. 누른다고 코나의 터보 엔진이 폭발적인 파워를 내지는 않는다.
▲ 시트 등받이의 스타크 로고는 단순히 볼록 튀어나오게 처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스웨이드 소재로 구분했다. 오래오래 타다 보면 엠보 처리한 아이언맨 얼굴이 늘어나거나 주름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지도….
▲ 이것 의외로 감동이다. 지금까지 보아온 도어 스팟 램프 중 최고라 할 만한 그래픽이다. 도어를 열 때마다 감동이 밀려온다. 물론 어두울 때만.
"자네, 영웅이 되어 보지 않겠나?"
현대차는 “아이언맨이 첨단기술을 적용한 튼튼한 슈트를 입고 초인적인 힘과 민첩성을 발휘하듯, 우수한 주행성과 최신 안전·편의장비로 무장한 코나가 운전자에게 첨단 슈트를 입은 듯한 자신감을 준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마블과 협력에 나섰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양산된 아이언맨 에디션은 일반 코나 1.6 터보 최상위 트림에 최첨단 안전장비 등 대부분 선택 사양을 추가한 수준(2759만원)의 장비를 갖췄다. 최고출력은 177마력으로 변함없고 가격은 2945만원. 북미·유럽·중국 등 전 세계 7000대 한정판이고, 국내에는 “아이언맨 시리즈의 높은 인기와 고객 요청을 반영해” 1700대를 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