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브라질 자동차 시장 짚어보기
2016-11-02 08:00:00 글 김준혁 기자
프리미엄 브랜드의 브라질 진출도 활발하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도 브라질에서 생산한다
지난 8월 5일부터 21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016 리우 하계올림픽이 열렸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년만에 세계인의 관심이 브라질로 모아졌다. 하계올림픽을 계기로 브라질 자동차산업에 대해서도 짚어보고자 한다.
브라질의 자동차산업은 규모가 꽤 크다. 땅이 넓고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국토면적은 세계에서 5번째로 크다. 인구는 2014년 기준으로 2억명이 넘어 세계 5위. GDP는 2016년 세계 9위로 경제 규모가 생각 이상으로 거대하다.
넉넉한 물적·인적자원을 바탕으로 브라질 자동차 시장은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성장했다. 세계 주요 메이커들이 앞다퉈 브라질에 진출해 현지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일찍 진출한 피아트·폭스바겐·GM (쉐보레)·포드 등 4개 회사가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하는데 최근 이 점유율이 깨졌다.
이밖에 르노와 토요타, 2008년 진출한 현대자동차가 있다. 그중 현대차는 최근 2~3년 사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빅4 진입을 노리고 있다. BMW·아우디·벤츠·재규어·랜드로버 같은 프리미엄 메이커들은 2010년대에 현지공장을 세워 운영 중이다.
브라질에는 중국처럼 현지 전략모델이 많다. 아니 대부분이 현지 모델이다. 북미나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잘 팔리는 차는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 브라질에서 인기 있는 차는 작고 저렴한 모델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가난하기 때문이다(인구의 25% 정도가 빈민층이다). 하지만 인구가 많은 만큼 갑부도 많아서 프리미엄 자동차도 잘 팔린다.
2015년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인 쉐보레 오닉스
2015년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는 쉐보레 오닉스다. 쉐보레가 브라질에 진출한 지 30년만에 판매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2위는 놀랍게도 현대차 HB20이다. 이 차는 B세그먼트급으로 2012년 출시된 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3위를 차지한 포드 카는 상위권에 들었지만 2014년 대비 판매가 25% 줄었다. 4위는 폭스바겐 골, 5위는 피아트 팔리오다. 팔리오는 2014년 1위를 했지만 지난해 판매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순위가 곤두박질했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도 침체기를 맞고 있다. 2015년 거의 모든 메이커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2016년 상반기 판매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줄었다. 쉐보레 23%, 피아트 39%, 폭스바겐은 36%나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와 토요타는 각각 -5%와 -1%를 기록해 선방했다. 놀랍게도 지프는 레니게이드의 히트로 234%나 증가했다.
한풀 꺾인 브라질 자동차산업이 리우 올림픽을 기점으로 되살아날 수 있을까? 그리 희망적이라고 할 수 없다. 올림픽 경기조차 무사히 치러질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사회가 불안정하고 정치·경제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