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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현실이 애니메이션 속 미래
2017-06-02 15:42:18
글
김준혁 기자
오랜만에 <신세기 사이버 포뮬러>라는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봤다. 1980년대생의 자동차 좀 좋아한다는 사람이면 한번쯤 봤을 이 애니메이션은 2015~2022년을 배경으로 한 자동차경주를 소재로 삼고 있다. 애니메이션이 제작된 시기가 1991~2000년이니, 15년 혹은 20년 뒤의 미래를 그린 작품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화려한 그림체와 탄탄한 스토리에 끌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보니 1968년작 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미래 인류의 모습을 묘사한 것처럼 미래의 자동차를 자세히 그려내고 있어 무척 놀랐다.
당시에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던 화려한 가상 계기판과 공력특성을 살린 가변차체, 음성인식 내비게이션과 차체제어 시스템, 오버부스트 등이 어느새 현실이 되어버렸다. 애니메이션 속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지만 소름끼칠 정도로 콘셉트와 구현방식이 유사하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가변형 차체다. 애니메이션 속 ‘아스라다’ 경주차는 주인공이 “에어로 모드!”라는 조금 유치한 대사를 칠 때마다 최대의 다운포스를 얻을 수 있도록 차체가 변형된다. 완벽한 변형은 아니지만 아우디 TT부터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등 거의 모든 스포츠카가 일정 속도를 넘기면 자동으로 리어윙이 솟아오르는 기능을 자랑한다. 최근 들어서는 프론트윙이나 리어윙, 리어 디퓨저 등의 형태가 수시로 바뀌는 슈퍼카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차가 공기역학을 최대로 활용해 내연기관 자동차의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기록을 세운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다. 애니메이션 속의 경주차처럼 극적으로 바뀌진 않지만 공기저항과 다운포스를 다스리기 위해 차체 일부를 변형한다는 콘셉트는 똑같다.
만화적인 요소를 배가시키는 요소로만 여겼던 오버부스트도 이제 익숙한 기술이 됐다. 터보 엔진에서 순간적으로 최대토크를 높이는 오버부스트가 아닌, 애니메이션 속의 차처럼 버튼을 눌러 순간적인 힘을 끌어다 쓰는 진짜 오버부스트 말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이 “부스터 온!”이라고 외치면 21초 동안 추가적인 힘을 쓸 수 있고, 버튼을 누르면 6초 동안 진짜 오버부스트가 터져 나온다. 이렇게 유치한(?) 기능이 자동차에 실현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것도 만인의 드림카인 포르쉐에.
최신 포르쉐에는 ‘스포츠 리스폰스’라는 기능이 있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주행 모드 다이얼의 중간 버튼을 누르면 20초 동안 최대의 힘을 뽑아 쓸 수 있는데, 작동 방식이나 계기판의 그래픽 표현이 ‘아스라다’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애니메이션 속의 자동차가 현실화된 걸 보고 있으니 애니메이션 작가들의 상상력과 자동차 지식이 뛰어난 것인지, 자동차 메이커들이 애니메이션 속의 세계를 현실로 바꿔버린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아마도 작가들은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밤새 자동차 공학을 공부했을 것이고, 메이커 연구원들은 신차 개발을 위한 일부 영감을 애니메이션에서 얻었을 수도 있다.
굳이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현실에서 만화적인 상상력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모터쇼다. 그런데 요즘 모터쇼는 과거에 비해 상상력이 넘치는 콘셉트카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거의 모든 메이커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기술이 담긴 콘셉트카를 소개하고, 그게 아니면 죄다 크로스오버 디자인이다.
눈에 확 띄는 미래 기술은 보이지 않고, 1회 충전으로 몇km를 더 갈 수 있는지, 얼마나 정확하게 자율주행을 해낼 수 있는지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에 몰두해 있는 모습이다. 이젠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이 한계에 다다른 탓인지도 모른다.
미래의 자동차를 만드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영감을 얻는 곳은 어디일까? 음악? 미술작품? 여행? 어쩌면 SF 애니메이션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순수한 상상력이 넘치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으면, 거기에 나오는 자동차 일부를 오늘날의 기술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허무맹랑하고 현실성 없는 생각일까? <사이버 포뮬러>에 나오는 경주차 기술이 현실화된 것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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